“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 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고은 댕기도 내가 드리고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우리 언니 저고리 노랑 저고리 우리 동생 저고리 색동저고리 아버지와 어머니 호사 내시고 우리들의 절 받기 좋아해요…”
이 노래는 동요작가 윤극영 선생이 지은 설날 노래로 재미있게 흥얼거리며 불렀던 옛 추억을 더듬으면서 코 앞으로 바짝 다가 온 설날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설은 음력 1월1일로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는 새해의 첫날이다. 이런 상징성 때문에 전통시대는 물론 현재까지도 우리의 최대 명절로 이어지고 있다.
설날은 새해를 시작하면서 도시에 나간 자식·형제들이 고향집을 찾아 조상님께 차례를 먼저 올려 가족의 번영을 기원하고 집안이나 마을의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며 어른을 존경하는 미풍양속을 지향했으며, 떡국·설빔(새옷)·덕담·문안비·설그림·복조리 걸기·야광귀 쫓기·윷놀이·널뛰기 등의 다양한 전통놀이를 즐겼다.
더불어 자신도 새로운 출발을 위한 희망을 다지곤 한다. 설날은 이처럼 모두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날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 우리사회에는 아직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 명절을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들어서 고향에 가지 못하는가 하면, 취업을 위해 혼자 지내는 취업준비생 등도 수두룩하다.
여기에다 더해 고향을 찾은 직장을 잃은 가장에게 “많이 힘들겠어, 가족을 생각해서 힘을 내봐”와 같은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이 말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상대방을 측은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자존심을 건드리게 된다. 차라리 “당신은 충분히 휴식을 취할 자격이 있어, 언제 또 이런 기회가 다시 오겠어”란 말 한마디가 마음의 짐을 덜어 줄 수가 있다.
농담이라도 “올해는 꼭 취직해라. 시집가라”같은 말은 되도록 삼가하는 것이 좋다. 그냥 포근하게 어깨를 한 번 두드려 주는 것이 훨씬 좋을 것으로 보인다.
말이란 항상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마음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한 번 쏟아낸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고, ‘관 속에 들어가서도 말조심 해야 한다’는 말처럼 말이 입 밖으로 나오기 전에 한 번 더 상대를 생각해 보는 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는 즐거움과 슬픔을 상대와 함께 조금 더 공유할 수 있는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이번 설날에는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주고 꿈을 주는 설날이 되도록 하자.
정치인들은 다시 한번 정치를 시작한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들 모두를 가슴에 품을 수 있는 정치를 해 주길 바라며, 경제인들은 내가 조금 손해는 본다는 생각에 더불어서 나눌 수 있는 아량과 배려로 다함께 살아갈 수 있는 나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 나눔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윤동주 ‘서시’의 시구처럼 한 점 부끄럼이 없다고 말할 자격이 없을 것이다.
오는 16일이 설날이다. 마음은 벌써 고향땅 부모님을 만나기라도 한 듯 설레며 이미 고향에 가 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고향을 멀리 떠나 있을수록 또 그 세월이 길어져 나이가 들어 갈수록 정비례하게 짙어져 가고 그 진한 향수는 삶과 늘 함께한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에도 어렵고 힘든 시련이 우리에게 닥칠수도 있겠지만 아침 해살이 들판의 안개를 걷어내 듯이 이번 설날에는 모든 아쉬움과 걱정을 털어내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 나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