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민족 정체성 찾는 계기 되길
개천절, 민족 정체성 찾는 계기 되길
  • 김현풍
  • 승인 2008.10.0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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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나라이다.

또한 민족의 시조가 단군 왕검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하지만 우리 역사의 시작인 고조선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 부끄럽게도 단군신화와 같은 단편적인 내용외에는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간 고조선과 단군은 신화와 종교에 얽매여 정당한 역사적 평가를 받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여기에는 식민사학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러워져 있다.

고조선이라는 용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이성계가 세운 조선과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진게 아니라 고려시대 일연이 위만조선과 구분하기위해 처음 사용한 것으로 보통 단군조선, 기자조선, 위만조선으로 구분한다.

기원전 2333년 단군왕검이 건국해 기원전 194년 한나라에 의해 멸망할 때까지 요동과 요서, 한반도 일대의 광대한 영토를 다스렸다.

고조선이 멸망한 후 한나라는 옛 고조선 지역에 한사군을 설치했으며, 유민들은 부여, 고구려, 신라 등으로 흩어져 한국 고대국가의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2천년 넘게 이어온 고조선의 찬란한 역사는 중국과 일본 학자들이 동북공정과 식민사관을 위해 철저히 왜곡하면서 허무맹랑한 전설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조선후기 사대주의 학자들과 일제시대 식민사학자, 건국이후 보이는 것만 믿는다는 실증주의를 주장하는 몇몇 학자들까지 가세하여 우리 스스로 우리 민족의 역사를 깍아내리는 어리석은 짓을 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단군조선은 실재하지 않으며, 고조선은 주나라인인 기자에 의해 세워져 위만, 한사군에 이르기까지 식민 지배를 받은 한반도 북부 지역에 위치한 국가의 형태도 완전히 갖추지 못한 작은 나라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처럼 고조선의 역사는 그 시초부터 중국의 지배하에 있었다는 논리 완성을 위해 존재하게 된다.

이를 뒤집어 보면 우리에게 있어 고조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고조선과 단군은 우리민족의 출발점이자 역사의 시작이다.

고조선의 역사가 바로서야 식민사관과 동북 공정에 당당히 대응 할 수 있으며, 고조선→삼국시대(고구려,백제,신라)→남북국시대(신라,발해)→고려→조선→임시정부→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정통성을 찾을 수 있다.

다행히 많은 학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문헌자료, 유물발굴을 통해 광대한 영토와 수준 높은 문명, 체계적인 정치 조직 등 고조선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머지 않아 고조선과 단군이 식민사학의 오류를 헤치고 나와 우리 역사 속으로 성큼 들어올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고조선이 우리의 무관심 속에 조금씩 잊혀져 가고 단군 숭배는 종교행사로만 치부되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이제 단기는 서기에 밀려 거의 쓰고있지 않으며 개천절 행사는 민간단체의 소규모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

단군은 한 종교의 우상일 뿐이며 신화라고 말한다.

이제는 이러한 잘못된 역사의식을 바로잡아야 한다.

민족의 역사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통로이자 민족의 구심점이다.

우리 역사를 잃는 순간 우리의 미래도 없게 된다.

국사과목이 선택과목으로 입시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 역사인식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것 같아 무척 안타깝다.

이제 곧 단기4341년 10월3일 개천절이다.

3일간의 황금연휴에 어디 놀러갈까 생각만 하지 말고 우리민족의 기원인 개천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지는 건 어떨까? 아이들과 함께 고조선과 단군의 역사 읽기나 태극기 달기같은 소박한 실천을 통해 아이들이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갖게하고, 민족 역사에 긍지를 갖고 우리의 정체성을 바로세우는 개천절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