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마음을 주고 시간을 나누면 사람을 얻는다
[독자투고] 마음을 주고 시간을 나누면 사람을 얻는다
  • 신아일보
  • 승인 2017.12.0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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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시 주민생활지원과 김은혜 주무관
 

2017년 3월 1일 주민생활지원과로 인사발령 받아 송환영회에서 진심을 담은 나의 첫 건배사였다. 그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주고, 얻었는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2018년을 앞에 두고 지난 9개월을 되돌아본다.

내가 속한 통합관리팀은 사회복지서비스 혜택을 받는 민원인들의 수급 변동 사후 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다양한 원인에 의한 수급변동을 확인하며 주로 그에 따른 혜택 중지·감소 관련에 대한 안내를 담당한다.

민원인의 서운한 마음과 상황을 듣고, 이해하려 노력하고, 그들의 속상함을 공감하여, 정해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방법을 찾아보고 도움을 드리려 노력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중지에 대한 안내를 해야만 할 때, 때로는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이제는 더욱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를 듣고 죄송스럽고 감사한 마음에 수화기를 내려놓기도 하지만,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는 민원인이 대부분임은 어쩔 수 없다.

그렇기에 사회복지사로서 남에게 베푸는 행복한 업무는 결코 아니었다.

2013년 사회복지공무원들의 잇따른 자살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당시 안모씨의 유서 일부는 "일이 많은 건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인간이기에 최소한의 존중과 대우를 원하는 것이다. 지난 동료 두 명의 죽음이, 약하고 못나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죽음으로 내 진심을 보여주고 싶다"라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사회복지업무를 담당하는 우리는 가끔 모욕적인 폭언을 넘어서 협박을 받기도 한다. 우리도 사람이기에 그런 폭언을 견디는 것이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우나, 인내해야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같이 일하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동료가 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때로는 주말에도,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 같은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직장동료는 정말 중요하다.

나의 고민을 함께 해주는 친구가 되어준다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민원을 대할 때도 진심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지금까지 마음이 맞는 따뜻한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그래서 업무의 특성과 관계없이 매일 출근길이 가볍고 행복하며, 민원인을 보고 공감하고 웃으며, 진심으로 대할 수 있다.

지난 시간동안 나는 마음을 주었고, 시간을 나누었고, 사람도 얻었고, 인생의 배움을 얻었다. 다른 사람이 함께 일하고 싶은 직장 동료가 내가 되어야겠다며,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다짐한다.

"행복한 사회복지사가 행복한 사회를 만드니, 오늘도 나는 행복해지자."

/동두천시 주민생활지원과 김은혜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