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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올드보이’ 꼬리표까지 달고 돌아온 ‘관피아’
[기자수첩] ‘올드보이’ 꼬리표까지 달고 돌아온 ‘관피아’
  • 정수진 기자
  • 승인 2017.10.3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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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협회장 자리에 다시 관료출신 인사들이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여론에 밀려 모습을 감췄던 ‘관피아’가 3년 만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관피아’가 돌아온다는 것도 걱정스러운데 이젠 ‘올드보이’ 꼬리표까지 달았다.

지난 26일 차기 손해보험협회장에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내정됐다. 김 전 위원장은 재무부, 대통령 법무비서관실 행정관, 재정경제부 국제금융심의관, 관세청장 등을 거쳐 금융감독위원장을 역임했다. 지난 대선 때는 문재인 대통령 캠프 정책자문단에도 참여했다.

김 전 위원장이 차기 손보협회장으로 내정되면서 협회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도 관료출신의 인사가 회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전에도 금융권 협회장 자리는 주로 관료 출신 인사가 맡아왔지만 3년 전 ‘관피아’를 질타하는 여론에 힘입어 어렵게 민간금융인들로 교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손보협회장 후보 3명 모두 관료출신이었던 것을 보면 업계 스스로 ‘관피아’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김 전 위원장이 손보협회장으로 내정된 것에 이어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홍재형 전 부총리가 떠오르는 등 참여정부 시절 공직에 있던 ‘올드보이’들이 금융권 협회장 후보로 거론 되는 것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돌아온 ‘올드보이’가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고 수장의 자리를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계속해서 핀테크나 보험업계 새로운 제도 도입이 이슈화되는 상황에서 업계 관계자들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관료출신 인사가 협회장을 맡게 되면 정부와의 의사소통이 수월해 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이나 실손 보험료 인하 등으로 업계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료출신 협회장이 앞장서 업계의 입장을 대변해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오히려 정부의 입장을 대변할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업계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협회장이 업계와 정부사이에서 얼마나 튼튼한 징검다리를 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협회장 자리에 정말 필요한 인사가 그저 관료 출신일 뿐이라면 당연히 인정해야하고, ‘관피아’라는 말은 쓸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선순위가 뒤바뀌어 관료 출신이라는 이유로 그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라면 그저 ‘올드보이의 재취업 자리’ 정도 밖에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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