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에 개봉한 영화 <히든 피겨스>는 1960년대에 미항공우주국 NASA에 근무하며 미국 최초의 우주인을 만드는 데 기여한3명의 수학천재 흑인 여성에 관한 실화를 다룬다. 백인 남성 엘리트 그룹으로 상징되던 NASA에서 오직 자신의 능력만으로 혁혁한 공을 세우는 수학 천재 흑인 여성들의 이야기는 지적이며, 유쾌하고 감동적이었다.
그런데 이들을 일자리를 빼앗는 존재가 나타났다. 바로 IBM메인프레임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 중의 한명인 도로시는 컴퓨터 언어 포트란을 독학하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무용지물 상태로 있던 컴퓨터를 작동시켜서 숫자가 나오게 만든다. 결국 도로시는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던 여성들을 이끌고 전산실을 운영하는 관리자가 된다.
요즘 사회 전반에 4차 산업혁명이 우리의 삶과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높은 수준의 지식노동까지 대체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모든 조직과 사람들은 변화를 겪을 것이다.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물론 새로운 기회들도 생겨날 것이다.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의 거대한 변화 앞에서 우리는 위축되기 마련이다. 그럴 때일수록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현명한 방법이다.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하는 것이다.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학습 전략은 크게 두 가지 방향성을 가진다.
하나는 학습을 매우 짧은 호흡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산업교육의 전문 용어를 빌리자면 ‘Micro Learning’ 이라고 한다. 올해 5월 애틀란타에서 열린 전세계 최대 산업교육 컨퍼런스 및 박람회인 atd2017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 주제 역시 Micro Learning이었다. 일종의 문제해결을 위한 원포인트 레슨 정도의 짧은 학습이라고 볼 수 있다.
학습은 현장에서 가장 잘 이루어진다는 철학을 기반으로 한다.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 지식 그리고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그것을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순간에 즉시 제공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다.
다른 하나는 위의 트랜드와는 반대되는 방향의 ‘Mature Learning’이다. 우리 시대의 변화를 일컬어VUCA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우리 시대의 변화가 변덕스럽고(Volatile), 불확실하며(Uncertain), 복잡(Complex)할 뿐만 아니라, 거기에다 모호하기(Ambiguous)까지 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우리가 경험하는 변화가 워낙 빠르고 모호하고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우리의 내공이 더욱 깊어져야 한다는 각성으로 이해될 수 있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데니얼 골먼은 감성지능의 중요성을 말한다. 그는 감성지능을 자기인식, 자기규제, 자기 동기부여, 공감능력, 사교능력으로 세분화하여 이야기한다. 이러한 역량들은 우리의 인격적 성숙과 전략적 통찰력 등에 해당한다. 결코 하루아침에 단련될 수 있는 역량들이 아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소중한 자원은 바로 우리의 잠재력이다. 통제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을 때에도 마지막까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을 훈련하는 일이다. 삶의 현장에서 매 순간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실제적인 지식을 배우자. 그리고 긴 호흡을 가지고 우리의 내공을 단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