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문재인 패싱' 주장하려다 '헛발질' 역풍 맞은 홍준표
[기자수첩] '문재인 패싱' 주장하려다 '헛발질' 역풍 맞은 홍준표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9.21 17:35
  • 댓글 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패싱'을 주장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려다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홍 대표는 최근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당시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뉴욕에 도착할 때 푸대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패싱'을 당하고 있는데 국민에게 숨기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할 때 그런 광경을 연출하지 않았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미국 도착 시 군악대 의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 등과 비교했다. 홍 대표는 전직 대통령들이 레드카펫을 밟고 미국 측 인사의 환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유엔총회 방문을 위해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뉴욕 JFK 공항에 도착했을 때도,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뉴욕에 방문했을 때도 도착 모습은 며칠 전 문 대통령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당시에도 주미대사나 주 유엔 대사, 뉴욕총영사 등 우리 정부 관계자들만 영접에 나섰다.

미국 정부 초청이 아닌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것이라 미국 정부 측 인사는 영접을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청와대도 "외교 의례에 대한 착각이다"며 "이번 방문은 유엔 총회 참석으로, 유엔 총회 참석 시에는 미국 정부에서 일부 실무자가 나오지 영접객이 나오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문 대통령 모두 레드카펫을 밟고 미국 측 정부 관계자가 영접을 하는 모습도 다르지 않았다.

대통령의 방문 성격에 따라 예우와 의전이 정해져 있다고 한다.

유엔총회 참석은 유엔 행사 참석이지, 미국 정부 초청에 따른 방문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정부 관계자가 공항에 영접을 나오지 않는 게 관례라는 것.

십수년간 정치생활을 하고, 청와대 입성까지 노렸던, 한 때 대선후보였던 이가 과연 이를 몰랐을까. 진정 그가 유엔총회 참석과 한미정상회담 방미의 차이를 구분 못했을까.

비판을 제기한 홍 대표에게 오히려 '헛발질을 했다'며 손가락질이 돌아가고 있다.

전후 사정도 파악하지 않고 객관성을 상실한 채 무작정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은 자세라는 충고도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행여나 실제 문 대통령이 푸대접을 받았더라면, 대한민국 수장을 푸대접한 미국을 비판할 일 아닌가.

이낙연 국무총리가 최근 대정부질문에서 한 "한국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더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우문현답'이 떠오른다. 이를 두고 한국당은 '궤변'이라고 주장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