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라도 알고 싶어서"… 납치된 딸 찾으러 사창가 돌아다닌 아빠
"생사라도 알고 싶어서"… 납치된 딸 찾으러 사창가 돌아다닌 아빠
  • 강송수 기자
  • 승인 2017.09.19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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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당한 어린 딸을 찾기 위해 전국 사창가를 뒤진 아빠의 사연이 알려져 가슴을 아프게하고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정원식씨. 행복하기만 했던 원식씨의 가정은 1991년 8월5일 당시 11살이던 원식씨의 딸 유리양이 유괴 당하면서 송두리째 흔들린다.

 

사건은 유리양이 초등학교 6학년이던 여름방학 발생했다.

당시 유리양은 할머니와 같이 살던 충청남도 시골마을에서 잠시 경기도 안산으로 올라가 사촌동생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성당 앞에서 유리양과 놀고 있던 조카들이 집으로 헐레벌떡 뛰어와 “어떤 검정 자동차에서 내린 아줌마 아저씨들이 언니를 끌고 갔어요”하고 소리쳤다.

이를 들은 원식씨는 맨발로 뛰쳐나갔지만 딸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유리양이 실종된 곳은 왕래가 잦은 곳이었으나 목격자도, 제보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원식씨 가족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렸다. 부부 모두 그날 이후로 모든 일을 접고 유리양을 찾는 데 전력했다.

원식씨는 당시 서울 청량리 미아리 등지의 사창가에서 어린 아이들도 성매매를 한다는 소문을 듣고 납치된 딸을 찾기 위해 전국 사창가를 돌아다니까지 했다.

원식씨는 “한 3, 4년 동안은 내가 반은 미쳤었죠. 사람들 하고 말도 못했어요. 다 범인 같았으니까…. 유리가 사라지고 나서는 말문을 닫았어요”라고 말했다.

 

하루아침에 딸을 잃어버린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결국 전국을 돌아다니며 하루도 빠짐없이 전단지를 돌리는 일뿐이었다. 그렇게 부부는 26년째 전단지를 들고 다니며 딸을 찾고 있다.

원식씨는 “실종 사건은 끝까지 생사 확인도 못해 어떤 마음의 정리도 할 수 없다. 정말 생사라도 알고 싶다”며 딸에 대한 절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부부는 26년 사이에 성인이 됐을 딸이 자신들을 알아보지 못할까봐 부부의 얼굴을 넣은 포스터를 만들어 SNS에 게재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에 따르면 유리씨는 현재 37세로 실종 당시 시음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짙은 눈썹에 다리털이 많았다. 사진 속 유리양을 봤다면 실종아동전문기관(☎02-777-0182)으로 제보하면 된다.

[신아일보] 경기/강송수 기자 sskin@shinailbo.co.kr
[사진=정유리 아동 가족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