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타고난 승부사 앞에 '일본은 없었다'
이승엽, 타고난 승부사 앞에 '일본은 없었다'
  • 신아일보
  • 승인 2008.08.2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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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킹' 이승엽(32,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런포가 일본 열도를 충격 속에 빠뜨렸다.

베이징올림픽 한국 야구대표팀은 22일 우커송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이승엽의 역전 투런포를 앞세워 6-2로 승리했다.

이승엽은 양 팀이 2-2로 팽팽하게 맞선 8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일본의 최고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인 이와세 히토키를 상대로 볼카운트 2-1에서 5구째를 통타,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투런 홈런을 폭발시켰다.

이날 이승엽의 홈런포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격이었다.

한국은 이승엽이 '한 건 해주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일본도 4번 타자에 이승엽이 있지만 '글쎄'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이승엽의 홈런포가 나오기 직전까지 타율은 0.120, 앞선 타석에서 병살타와 삼진만 2개를 당했다.

특히, 0-2로 뒤진 4회말 1사 1, 3루 상황에서는 병살타를 때려 한국 타선의 맥을 빠지게 했다.

그러나 승부사의 기질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서 빛을 발했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일본의 에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회심의 일격을 선보였던 장면과 겹쳐지는 연출이었다.

또한 이승엽의 홈런포는 오만한 일본대표팀 호시노 센이치 감독의 뒤통수를 보기 좋게 때렸다고 해석해도 좋다.

지난 16일 경기에서도 김현수에게 결승타를 맞은 이와세를 다시 마운드에 올렸다는 것이다.

호시노 감독은 소신껏 '믿음의 야구'를 했다.

김현수는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그 뒤 타자 이승엽을 간과한 것이었다.

이승엽은 마치 호시노 감독의 계략을 기다렸다는 듯이 일본의 자존심 이와세를 무너뜨렸다.

한국은 이승엽의 홈런포로 인해 23일 미국과 쿠바와의 승자 중 한 팀과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이승엽의 장점은 홈런포를 몰아치는데 있다.

홈런포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온 만큼 결승전에서도 국민들에게 통쾌한 홈런포를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