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지세(騎虎之勢)' 박태환, '내친 김에 金 셋'
'기호지세(騎虎之勢)' 박태환, '내친 김에 金 셋'
  • 신아일보
  • 승인 2008.08.10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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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형 400m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19, 단국대)이 200m와 1500m에서도 금메달에 도전할 태세다.

박태환의 성향으로 미루어볼 때 가능성은 충분하다.

박태환은 10일 오전(한국시간) 국가수영센터에서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1초86으로 개인 최고기록이자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면서 1위로 골인했다.

박태환은 메달 획득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400m에서 시원스럽게 금메달을 따내, 남은 종목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레이스를 펼칠 수 있게 됐다.

박태환은 한 번 흐름을 타면 걷잡을 수 없이 질주하는 '괴물' 같은 존재다.

박태환은 2006도하아시안게임에서 200m 400m 1500m 3관왕을 차지했다.

이후 2007년 11월에 참가했던 경영월드컵 3개 대회(시드니, 스톡홀름, 베를린)에서도 200m 400m 1500m 3연속 3관왕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오랜 시간 박태환을 지도해 온 노민상 수영대표팀 감독도 박태환이 한 번 흐름을 타면 무서운 상승세를 보인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

일찌감치 금메달을 목에 걸고 흐름을 타기 시작한 박태환에게 남은 레이스는 자유형 200m와 1500m다.

자유형 200m는 이날 오후 예선을 시작으로 11일 준결선, 12일 결선을 통해 메달의 주인공을 가린다.

1500m에도 참가할 박태환은 15일 예선전을 치른 뒤 이틀 휴식 후 17일 결선에 나선다.

박태환은 올해 200m 기록에서 미국의 '수영 천재' 마이클 펠프스에게 2초16 뒤진 상태다.

펠프스는 지난 6월 대표선발전에서 1분44초10에 결승점에 도달, 올해 최고기록을 세웠다.

박태환은 지난 4월 울산에서 열린 동아수영대회에서 1분46초26을 기록해 올해 8위에 올라 있다.

노민상 감독은 지난 4월 박태환의 아시아신기록 작성 전에 "200m에서는 1초 정도는 극복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펠프스와의 격차는 2초16이다.

게다가 펠프스는 이날 열린 개인혼영 400m 결선에서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을 1초41 단축하면서 금메달을 따내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박태환도 이날 400m에서 자신의 기록을 1초73 앞당기는 괴력을 선보였다.

우승 후 박태환은 "(국민들의 관심에)그동안 사실 많이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부담감 속에서도 1초73을 단축했다는 사실은 200m에서는 더 좋은 활약을 펼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박태환의 200m 기록은 지난 4월 동아수영대회를 통해 밝혀졌지만, 1500m 최근 기록은 베일에 싸여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 출전을 가능하게 했던 기록은 무려 1년 전인 2007년 8월 일본국제수영대회에서 세운 14분58초43이다.

박태환은 일본국제수영대회 때보다 훨씬 발전된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일례로 이날 400m 금메달 기록 3분41초86은 일본대회 당시의 3분44초77을 무려 2초91이나 앞당긴 것이다.

1500m 기록 역시 상당히 단축됐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게다가 장린, 라슨 젠슨, 그랜트 해켓 등 자유형 400m에 나섰던 선수들이 1500m에도 그대로 출전한다는 사실도 감안해야 한다.

박태환은 상대의 기량에 따라 페이스를 조절할 줄 안다.

탁월한 레이스 운영 능력의 소유자라는 뜻. 400m에서 이미 상대의 스타일과 기량을 파악한 박태환의 금메달 획득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태환은 이미 달리는 호랑이 위에 올라탄 것과 마찬가지다.

이제 호랑이를 타고 달리듯 물살을 헤치고 질주하는 것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