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폭탄’으로 서해안 전역 “몸살”
‘기름 폭탄’으로 서해안 전역 “몸살”
  • 신아일보
  • 승인 2007.12.1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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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장 곳곳 피해 속출…주민들 기름과 ‘사투’

돌고래도 기름 묻은채 죽어

기름 폭탄이 몰고 온 환경파괴로 인해 서해안 전역이 몸살을 앓는 가운데 기름이 유입된 곳곳의 어장에서는 심각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사건발생 11일째 가로림만의 섬마을 주민들은 요즘 하루하루를 기름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섬 면적이 0.05km2인 작은 섬 우도에서는 지난 10일부터 주민 40여명이 굴과 바지락 채취를 중단한 채 갯벌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굴 수확 채취장이 들어설 공터에는 피해 규모를 말해 주듯 기름에 흠뻑 젓은 흡착포와 굴 껍데기가 담긴 포대 2t 정도가 수북히 쌓였다.
바지락 수확에 소달구지를 이용해 유명한 섬 마을 웅도(島) 주민 역시 바지락 채취는 고사하고 주변 해안가 갯벌에 붙은 기름 덩이 수거에 여념이 없다.
항아리 형태인 가로림만 맨 안쪽에 위치한 고파도(島) 어촌계도 기름이 섬 주변을 휘감는 바람에 굴, 바지락 수확을 포기한 상태다.
또 팔봉면 호리 감태 작목반원들도 수확기를 맞은 감태 작업을 포기했고, 가로림만 어촌 마을 주변곳곳에 있는 음식점도 손님 발길이 뚝 끓긴 상태다.
주민 김모(대산읍, 웅도리)씨는 “바위와 돌에 묻은 기름은 닦으면 되지만 갯벌에 녹아드는 기름 덩이가 더 큰 문제로 갯벌이 죽으면 섬에서 더 이상 살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수산자원의 보고인 가로림만은 96,03㎢의 넓은 갯벌을 간직한 곳으로 바지락, 굴, 홍합 등 어패류와 낚지, 쭈꾸미, 미역 등을 길러내는 서해안 최대 황금어장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17일 대산지방항만수산청 과 군산대 유동기(해양생명과학부, 박사)로 구성된 조사팀이 서산시와 합동으로 가로림만 어장피해에 대한 시료를 채취해 국립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했다.
또한 피해어민을 돕기위한 도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호남석유화확(주)를 비롯해 (주)KP케미칼, 대산MMA(주) 등 롯데그룹유화사 일동도 성금 1억원을 시에 기탁했으며, 서울관악구농협에서도 5000만원 상당의 컵라면, 생수를 보내오는 등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해안사구로 유명한 신두리 해변과 태안의 방제현장에는 전국에서 모인 7만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추위도 잊은 채 기름제거에 나서 오염된 해안은 빠른 속도로 깨끗해지고 있으나 태안군 남면 곰섬 해수욕장에서 기름범벅이 되어 죽은 채 파도에 떠밀려온 돌고래과 성광어가 발견되어 주위의 시선을 안타깝게 만들었으며 기름유출로 인한 피해가 생태계 전반에 확산되어 우려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태안유출 현장에서 방제상황과 해양상황을 살펴본 유럽공동체(EC) 회원국들로 구성된,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환경계획(UNEP) 소속의 생태 및 방제전문가들로 구성된 UN공동조사단이 태안해경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방제당국은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적절히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처리제 사용은 피해상황과 지역에 따라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관광목적의 복원은 파도에 의해 자연정화가 가능해 내년 시즌쯤이면 회복될 것으로 예고하고 “환경씨스템 복원은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말했다.
서산/이영채기자
feel1330@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