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76% 본사 배당하는 외국계 대기업… 국내 기부는 ‘눈꼽’
순이익 76% 본사 배당하는 외국계 대기업… 국내 기부는 ‘눈꼽’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7.05.1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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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성향, 국내 대기업의 3배 넘어…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 0.05%
유니클로 등 운영 에프알엘코리아는 매출 1조 넘었지만 기부금 ‘0원’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대기업의 본사 배당액은 순이익의 76%에 달하지만 기부금은 매출액의 0.05%에 불과하다는 조사가 나왔다.

본사에 돈 보내기에만 급급하고 사회적 환원에 대해선 외면한다는 지적이다.

1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에 포함된 외국계 기업 44개사와 국내 기업 374개사의 배당성향과 기부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외국계 대기업의 배당성향은 75.9%로 조사됐다.

배당성향은 회사가 당기순이익 중 얼마를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돌려줬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에게 그만큼 많이 돌려줌을 의미하므로 배당성향이 높은 회사가 투자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조사 대상 외국계 대기업은 3조5451억원의 당기순이익 중 2조6917억원을 배당 형태로 본사에 송금한 것이다. 이는 국내 대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인 23.6%와 비교할 때 3배가 넘는 수준이다.

반면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국내 대기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국내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0.12%였지만 외국계 대기업은 0.05%에 불과했다. 외국계 대기업의 매출은 115조7900억원인데 반해 기부금은 고작 604억원에 그쳤다.

외국계 기업 중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곳은 볼보그룹코리아로 192.0%나 됐다. 작년 당기순이익의 2배 가까운 금액을 본사에 배당한 것이다.
이어 중국의 안방(安邦)보험이 인수한 동양생명(170.2%), 도시바일렉트로닉스코리아(153.5%), 콘티넨탈오토모티브시스템(149.4%), 아디다스코리아(140.1%), 이베이코리아(135.6%), 한국쓰리엠(113.7%), BMW코리아(101.0%)도 순익보다 많은 배당을 실시했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의류브랜드 유니클로 등을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경우 매출 1조1822억원에 당기순이익 828억원을 기록했지만, 기부는 1원도 없었다.

이어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0.0003%, 500만원)와 노무라금융투자(0.0003%, 1000만원), 한국스티롤루션(0.0006%, 500만원), 한국니토옵티칼(0.0007%, 500만원), 르노삼성자동차(0.0008%, 5000만원)도 눈꼽 만큼 기부했다.

반면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0.3265%(27억9900만원)로 가장 많이 기부했다. 필립모리스코리아(0.2528%, 17억1700만원), 유한킴벌리(0.2154%, 32억3100만원), 에스원(0.1634%, 29억9000만원), 에쓰오일(0.1396%, 227억8700만원)도 국내 대기업 평균 수준인 0.12%를 넘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12월 말 결산 외국계 기업 32개사의 경우 2016년 실적을 기준으로, 그 외 결산(3·5·8·9월 말) 기업 12개사는 2015년 실적을 기준으로 배당성향과 기부금 비중을 집계됐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