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12일 ‘야권 민심의 풍향계’ 호남에서 격돌한다.
‘대세론’을 이어온 문 전 대표에게 안 지사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로 도전장을 내미는 시점에서 이뤄지는 ‘호남대첩’으로 향후 호남민심의 향배가 전체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전주로 이동해 호남 민심을 살핀다.
우선 문 전 대표는 오전엔 전주혁신도시에 있는 국민연금공단을, 오후엔 전북도청 구제역 상황실을 방문한다.
이후 전북기자협회 기자간담회를 하기로 했으며, 오후엔 화산체육관에서 개최되는 ‘새로운 전북포럼 출범식 및 탄핵촉구 정권교체 결의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호남의 경우 과거에 ‘될 법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성향을 보인 만큼 문 전 대표는 ‘대세론’을 형성한 자신이 정권교체의 대표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22일 광주를 찾아서도 “정권교체라는 대의 앞에서 많이 부족한 문재인을 미워도 다시 한 번 손을 잡아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또 문 전 대표는 영남과 호남의 지지를 동시에 받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포용적·통합적 대통령’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송영길 의원을 총괄본부장으로 영입하고, 강기정 전 의원을 캠프에 합류시키는 등 호남 인사들을 중용하는 것도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전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목포에서 햇볕정책 계승의지를 보인 안 지사는 이날 광주를 상징하는 5·18 민주묘역 참배했다.
이어 안 지사는 5.18 민주화운동 학생기념탑 방문한 뒤 조선대학교에서 학생들과 간담회를 한다. 경선 선대위 첫 회의도 민주당 광주시당 사무실에서 연다.
안 지사 측은 최근 호남 중장년층의 마음을 잡는 데 성공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안 지사는 지난 10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1007명 대상, 신뢰도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호남 지지율이 전주보다 11%포인트 급상승한 20%를 기록하며 문 전 대표(41%→31%)와의 격차를 좁혔다.
안 지사 측에서는 우선 중장년층에서 지지층을 늘리면서 젊은 층으로 번지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젊은 리더십’을 부각해 개혁 성향의 20~40대 젊은 층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최근의 ‘우클릭’ 평가가 호남 핵심 당원들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이번 호남 격돌이 이목을 끄는 이유는 민주당의 4개 순회경선 중 첫 무대이기 때문이다.
첫 경선에서 문 전 대표가 압도적인 힘을 보여줄 경우 경선 막바지까지 ‘대세론’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안 지사가 호남에서 선전할 경우 2번째 경선이 안 지사의 안방인 충청에서 열리는 만큼 돌풍이 이어질 수 있다.
지금까지 당내 경선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주로 참여하는 만큼 안 지사보다는 문 전 대표가 유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갤럽 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문 전 대표를 선택한 응답자가 57%로 안 지사(20%) 보다 훨씬 높았다.
안 지사를 선택한 응답자 중 다른 당 지지자들의 선택이 많았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안 지사 측에서는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인지도’가 최근 지지율 상승으로 상쇄된 만큼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점점 안 지사에 대한 지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