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대통령, 조이는 검찰
버티는 대통령, 조이는 검찰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6.11.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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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찬성' 국민연금·삼성 압수수색
다음주 결정적 갈림길… 靑, 해명만

▲ (자료사진=연합뉴스)
최순실씨(60·구속기소) 국정농단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박근혜 대통령이 '조사 거부' 입장을 밝히며 버티기에 들어가자 검찰이 '뇌물죄'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냈다.

검찰은 23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결정적 역할을 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찬성 결정으로 의혹에 휩싸인 국민연금공단을 압수수색했다.

동시에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서초사옥 미래전략실 등도 압수수색했다.

국민연금에 대한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는 삼성의 최씨 모녀 지원 의혹과 관련한 대가성 규명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당시 삼성의 경영권 승계 차원에서 당시 이 합병은 큰 현안 중 하나였다. 합병은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성사됐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이 합병으로 6000억원 상당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산정됐다.

이를 두고 삼성 측의 고충이 청와대에 전달됐고 국민연금의 결정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만약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박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가 이날 강한 탄핵의지를 표명하면서 여당발(發) 표 결집이 급물살을 탄 상황이다.

이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이번주나 늦어도 다음주초경 각 당별 탄핵소추안 초안을 마련하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박 대통령 탄핵추진 실무준비단 간사인 금태섭 대변인은 이날 회의가 끝난 뒤 "이번 주 내로는 (초안을)쓰고, 주말에는 실무단 위원들이 이를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학계나 재야 쪽에 연락이 되면 내주 초에 토론회를 열어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안을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안은 최순실 게이트 공범인 최순실·안종범·정호성씨의 공소장 내용을 기초로 작성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공소장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제3자 뇌물죄'를 비롯, 언론과 야당의원들이 제기한 각종 의혹들도 추가될 수 있다는 게 금 대변인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탄핵안이 오는 12월2일이나 9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26일 예정된 주말 촛불집회 직후인 다음 주 대통령 탄핵, 특별검사팀 구성, 국정조사 절차가 동시에 시작되면 박 대통령은 결정적인 갈림길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특검 검사 구성과 국조 기관보고가 다음 주 예정인 가운데,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절차까지 다음 주에 시작된다면 박 대통령과 여권 친박의 입지는 상당히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빠른 속도로 탄핵정국이 만들어지자 청와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정국을 주시하며 쏟아지는 갖가지 의혹에 해명만 할 뿐이다.

만약 내달 초 탄핵안이 가결되면 박 대통령은 생각보다 빨리 권한이 정지된 상태에서 특검 수사와 국조 등을 거쳐야한다.

현재 야권은 탄핵 정족수를 채울 수 있을 경우 당장 탄핵안 발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탄핵 정족수가 아슬아슬한 상황인 탓에 야권은 비박계 찬성표 확보를 위한 활동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