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 검찰 출석… “죽을 죄 지었다”
‘비선 실세’ 최순실 검찰 출석… “죽을 죄 지었다”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6.10.3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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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모습 드러내… “국민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 죄송합니다” 흐느껴

▲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31일 검찰에 출석했다. (사진=연합뉴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31일 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800억원대 기금 모금에 깊이 개입하고 이들 재단을 사유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개인 회사인 더블루K·비덱코리아 등을 통해 기금을 유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드러낸 최씨는 모자와 목도리를 착용하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 31일 검찰에 출석한 최순실씨가 취재진들과 규탄 시위를 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둘러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많은 취재진들을 비롯해 규탄 시위를 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둘러쌓인 최씨는 흐느끼며 “국민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 죄송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는 말을 남기며 검찰 청사로 향했다.

독일에서 은둔 생활을 하던 최씨의 검찰 출석은 지난 30일 영국 런던발 항공기 편으로 극비 귀국한지 하루 만이다.

검찰은 최씨 소환조사에 앞서 최측근인 고영태(40)씨와 이성한(45)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비롯해 관련자 조사를 벌였다.

이를 통해 최씨가 받고 있는 의혹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진술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도 증거물로 확보했다.

해당 기기 안에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비롯해 200여건의 청와대 문서가 저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관련자 진술과 물증을 통해 최씨의 혐의를 대략 구체화 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최씨를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불법 설립 및 기금 유용과 함께 청와대 문건 유출 등 국정농단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여기에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특례 입학도 수사 대상으로 보인다.

이화여대는 원서 접수 기간이 지나고 나서 정씨가 획득한 아시안게임 승마 단체전 금메달을 인정해 체육특기생으로 입학시켰다.

이 과정에서 최씨가 최경희 전 총장 등 학교 관계자에게 압력을 행사하거나 부정한 이익을 약속했는지도 집중적으로 추궁할 쟁점 중 하나다.

검찰은 이날 조사 내용을 토대로 최씨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최씨가 심적으로 불안해하거나 구체적인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나면 곧바로 긴급체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검찰 수사 범위가 청와대 인사들까지 넓혀갈지에 대해서는 최씨의 조사 내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최순실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최씨에 대해 “증거인멸 의혹과 여지가 없다”며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조력하겠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