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태블릿 PC 내것 아냐… 가방 사업으로 최씨 알게돼"
고영태 "태블릿 PC 내것 아냐… 가방 사업으로 최씨 알게돼"
  • 조재형 기자
  • 승인 2016.10.3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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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 합숙조사 이어 하루 꼬박 재조사 뒤 귀가
檢, 최씨 행적 집중 추궁… "K스포츠재단 아는 바 없어"
▲ 최순실 씨의 측근인 고영태 씨가 31일 오후 검찰의 조사를 받고 서울중앙지검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최서원을 개명)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40)씨가 30일 오후부터 1박2일에 걸친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31일 오후 귀가했다.

고씨는 27일 밤 9시 30분께 검찰에 자진 출석해 2박3일에 걸쳐 40시간 가량 사실상 '합숙조사'를 받고 29일 정오께 귀가했다. 그는 이튿날 오후 2시 다시 검찰에 출석해 24시간가량 2차 조사를 받았다.

고씨는 이날 오후 1시 45분께 검찰 청사를 빠져나가면서 "보고 겪었던 일들에 대해서 검찰에 솔직하게 소명하고 나왔다.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관련해 제기된 관련 의혹에 대해 일부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씨는 더블루케이의 설립목적에 대한 질문에 "더 나은 체육인들을 위해서 설립했는데, 이렇게 언론의 집중을 받게 될 줄 몰랐다"면서 "더블루케이는 8월달에 이미 폐업을 신고했다"고 답했다.

독일에 더블루케이 법인이 세워진 이유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재단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바 없다"며 자금세탁 의혹을 제기하는 질문에는 "그런 정황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2012년 말 쯤 대통령의 가방을 만들다 (최씨를) 우연찮게 알게 됐다"면서 언론에 공개된 태블릿PC에 대해 "내 것이 아니다. 최씨가 사용하는 것을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최씨가 연설문을 수정한 것을 봤느냐', '최씨가 국정농단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검찰에 소신껏 얘기했다. 수사가 마무리되면 다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고씨는 최씨의 미르·K 스포츠재단 운영·설립 과정과 청와대 문건 유출을 비롯한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밝힐 핵심 '키맨'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한국체대를 다니던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펜싱 사브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 이름을 알렸다.

2008년 패션 업계에 발을 들여 가방 브랜드 '빌로밀로'를 만들었고,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당선인 신분으로 자주 들고 다니던 회색 핸드백도 '빌로밀로'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고씨는 최씨와 반말을 하는 등 막역한 사이로 독일 더블루K 대표, 한국 더블루케이 이사를 맡아 최측근으로 지냈지만 최근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유명 배우들이 속한 연예인 야구단 '플레이보이즈' 회원으로도 알려져 있다. 서울과 부산, 광주 일대 호스트바에서 일한 적이 있고 2009년엔 태국에서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고씨는 최씨의 취미가 대통령의 연설문 고치기라고 말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후 한 언론이 최씨의 태블릿 PC를 입수해 최씨가 연설문과 외교문서 등 기밀문서를 사전에 입수해 왔다고 보도했고 박근혜 대통령도 이를 인정했다.

검찰은 고씨를 상대로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 관저에서 만났는지 여부 등을 캐묻는 등 최씨의 행적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