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뭐하시노” 직무능력 무관한 기업채용 관행 여전
“아버지 뭐하시노” 직무능력 무관한 기업채용 관행 여전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6.08.2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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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79% ‘가족관계’ 요구… 대기업 80%는 ‘어학점수·학점’ 등 스펙 원해
▲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부분의 기업은 여전히 신입사원 채용 시 입사지원서에서 직무능력과 무관한 가족관계 등 인적사항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고용노동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518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 채용 관행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78.8%는 입사지원서에서 ‘가족관계’를 요구했다.

특히 채용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모 직업 등을 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입사지원서에서 직무능력과 무관한 인적사항을 요구하는 국내 기업들의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입사지원서에 지원자의 나이를 근거로 채용을 제한할 수 있는 ‘생년월일’을 묻는 기업은 95%에 달했다. ‘키·몸무게’를 묻는 기업도 13.7%에 이르렀다. ‘혈액형’은 10.3%였고 ‘본적’을 묻는 질문도 9.1%나 됐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채용 시 가족관계, 키, 몸무게 등 개인 능력과 상관없는 사항을 절대 묻지 않으며 인적사항을 묻는 기업은 차별금지법 위반으로 차별 받는 것과 대비된다.

아울러 대부분의 기업이 어학 점수, 학점 등 스펙을 요구했다.

입사지원서에서 ‘학력’을 묻는 기업은 94%에 달했으며 ‘학점’을 요구하는 기업도 60.2%나 됐다.

어학 점수(49.4%)나 어학연수 여부(37.5%)를 묻는 기업도 많았다.

특히 종업원 1000인 이상 대기업은 77.1%가 어학 점수를 요구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43.4%)보다 훨씬 비중이 높았다.

▲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제공)
학점도 대기업(85.4%)이 중소기업(53.9%)보다 봤다.

이번 조사 결과 인턴 경력(60.6%)이나 공모전 입상(31.5%), 사회봉사(23.4%) 등을 요구하는 기업은 작년보다 늘었다.

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지식·기술·소양 등을 부문 및 수준별로 체계화 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활용하고 있거나 활용예정인 기업(26%)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올해 대졸 구직자의 취업문은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입사원을 주로 뽑는 공개채용을 하는 기업의 비중은 작년 20.7%에서 올해 13.3%로 크게 감소했다.

올해 경력사원 위주의 수시채용을 하는 기업은 48.8%였고,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는 기업도 37.6%였다.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중복응답)으로 자격(54.9%), 학력(34.8%), 인턴경력(28.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건설업(65.2%), 제조업(63.7%), 숙박·음식업(69.7%) 등에서 자격을 중요하다고 봤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