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망명한 영국 주재 北외교관은 태용호”
BBC “망명한 영국 주재 北외교관은 태용호”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6.08.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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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전담당… 외무성 내 최고 서유럽 전문가
태용호 아들 친구 “7월 중순부터 망명한 듯”
▲ 가족과 함께 제3국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 주재 북한 외교관이 선전을 담당하고 있는 태용호(Thae Yong Ho)공사라고 영국 BBC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태용호가 2014년 영국에서 강연하는 모습.(사진=유튜브 캡처)

가족과 함께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의 외교관은 태용호(Thae Yong Ho)인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태용호는 가족과 함께 10년 동안 영국에 거주해왔으며 주영 북한대사관에서 선전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던 그는 아내 등 가족과 함께 대사관이 있는 런던 서부에서 몇 주 전에 자취를 감췄다.

태용호는 직급이 공사이며 북한 대사관 내 서열로는 공관 차석에 해당된다.

그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통치가 외부에서 오해를 받고 잘못 보도되고 있다고 주장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태용호가 한 연설에서 “영국인들이 지배계층에 세뇌됐다”며 “영국이나 미국에 있는 이들이 자유로운 교육, 주거, 의료가 있는 나라가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북한을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태용호가 북한을 변호해야 하는 입장이었음에도 그 직무에서 마음이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태용호의 막내아들과 같은 반 친구인 루이스 프리어(19)를 인용해 이들 가족이 7월 중순께 망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태용호는 2001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한과 유럽연합(EU)의 인권대화에서 북한 대표단 단장으로 외교무대에서 주목받았다.

당시 그는 북한 외무성 내에서 손꼽히는 서유럽 전문가로 알려졌다.

태용호는 덴마크어 1호양성통역(김정일 총비서 전담통역 후보)으로 뽑혀 덴마크에서 유학했으며 1993년부터 덴마크 대사관 서기관으로 일했다.

1990년대 말 덴마크 주재 대사관이 철수하면서 스웨덴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바로 귀국해 EU 담당 과장으로 승진했다.

아시아 전문가인 존 닐슨-라이트는 BBC 인터뷰에서 “고위 관계자의 망명이 확인되면 체제에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