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카드사 대출금리는 ‘제자리’
한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카드사 대출금리는 ‘제자리’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6.07.1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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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바로 상품금리 반영 어려워… 차후 반영될 듯”

▲ 카드사별 수수료율. (표=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 캡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카드사는 여전히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 9일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25%로 내렸지만 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하나, 롯데, 우리 등 7개 전업계 카드사 중 카드금리를 내린 곳은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 롯데카드 3곳으로 확인됐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18일부터 카드론 최고금리를 연 24.8%에서 24.3%로 0.5%포인트 내렸다.

현금서비스와 현금서비스 리볼빙 최고금리 역시 각각 연 27%에서 26.5%로 0.5%포인트씩 인하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15일 현금서비스 최고금리를 27.5%에서 26.5%로 1%포인트 낮췄다.

현금서비스 리볼빙(27.5%→26.5%)과 일시불 리볼빙(26.5%→24.5%) 최고금리도 각각 1%포인트, 2%포인트씩 인하했다.

다만 이들 2개 카드사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기 전인 4월(KB국민카드)과 5월(현대카드)에 이미 대출 금리를 낮추겠다고 예고했다.

따라서 금리를 낮췄지만, 기준금리가 떨어진 것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11일 현금서비스와 현금서비스 리볼빙 최고금리를 연 26.49%로 각각 0.9%포인트 낮췄다.

롯데카드는 사전에 금리 인하 예고를 하지 않았지만 기준금리 인하 전 내부적으로 현금서비스 금리를 낮추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렇듯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했음에도 카드사들이 대출금리를 내리지 않자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혜택을 카드사들만 누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카드사들이 회사채 발행 등으로 차입한 금액의 잔액은 약 56조6000억원이다.

기준금리 인하분(0.25%포인트) 만큼 조달금리가 내려가면 카드사들은 매월 약 100억원 이상의 조달비용이 줄어든다.

실제로 지난해 2분기말 카드사들의 차입금 잔액은 약 53조원이지만 1~2분기에 쓴 자금조달 비용은 9000억원 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말 차입금 잔액은 약 58조원으로 10%가량 크게 늘었지만 3~4분기에 쓴 자금조달 비용은 8천600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6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면서 조달비용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카드사들이 대출 금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시장 변화에 너무 경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소비자 이익을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상품금리에는 조달비용뿐 아니라 대손비용이나 관리비용 등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 기준금리가 떨어졌다고 바로 상품금리에 반영하기는 어렵다”며 “카드사들이 정기적으로 금리 조정을 하므로 차후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흥수 기자 saxofon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