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막판 협상에 ‘사퇴’ 카드 꺼내든 양대노총
최저임금 막판 협상에 ‘사퇴’ 카드 꺼내든 양대노총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6.07.0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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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협상 앞두고 기자회견 개최 예정
“두 자릿수 인상 이뤄져야… 협상 불발시 전원 동반사퇴”

▲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양대노총 조합원들이 4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노동계가 최저임금 1만원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대폭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협상에 참여하는 근로자위원 전원이 사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 연속 8차, 9차, 10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전원회의를 앞두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갑작스레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리는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노총 김동만 위원장과 민노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대 노총은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면서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밝혔으며 중대 결심은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하는 근로자위원이 전원 동반 사퇴하는 방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대 노총이 전원 동반 사퇴라는 초강수를 두는 것은 최저임금 막판 협상을 앞두고 절박함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할 것을 주장했지만, 노동계의 올해 실제 목표는 두 자릿수 인상이었다.

2010년 이후 연도별 최저임금 인상률은 2.75%(2010년), 5.1%(2011년), 6.0%(2012년), 6.1%(2013년), 7.2%(2014년), 7.1%(2015년), 8.1%(2016년)로 6년 연속 인상률이 상승하는 만큼 올해는 10%에 달하는 두 자릿수 인상이 가능하리라는 것이 노동계의 기대였다.

여기에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고, 4월 총선에서 노동계 출신 의원들이 20대 국회에 대거 진출한 것도 이러한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그러나 조선업 구조조정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악재 등이 겹치면서 최저임금 협상에 영향을 미쳤다.

조선업에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최저임금 인상보다는 일자리 유지가 시급하다는 인식이 퍼졌으며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나와 최저임금 인상론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동계는 대형 악재 등이 겹치며 최저임금 협상에 영향을 미쳤지만 올해는 기필코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을 이뤄내겠다는 입장이다.

한노총 김동만 위원장은 “경제가 어려워 최저임금 인상이 어렵다고 하지만, 최저임금을 크게 올리면 저소득층 노동자의 소득 기반이 확충돼 내수 부양과 경기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며 최저임금의 대폭적인 인상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이 법적 효력을 가지려면 고용부 장관 고시일(8월5일)의 20일 전까지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 최저임금 의결을 위해선 최저임금위원회 전체 위원의 과반 투표에 참여자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6030원으로 월급으로는 126만원(월 209시간 기준)이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