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총선, '수지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 승리 확실시
미얀마 총선, '수지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 승리 확실시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11.0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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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민족동맹(NLD) 승리 확실시… 민주주의 '이정표'

▲ 미얀마 민주화의 기수 아웅산 수지 여사(오른쪽)가 9일(현지시간) 양곤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사 발코니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의 왼쪽은 틴 우 NLD 부의장. (사진=AP/연합뉴스)
미얀마에서 25년 만에 실시된 역사적인 자유 총선에서 민주화운동 기수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미얀마에서 반세기 가량 지속된 군부독재가 막을 내릴 가능성이 커지고, 민주주의의 새 이정표가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NLD가 상하원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아웅산 수지 여사는 9일 NLD의 승리를 시사하며 지지자들에게 상대 진영을 자극하는 언동을 삼갈 것을 당부했다.

NLD 대변인은 NLD가 의석의 70% 이상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9일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전국 70% 이상에서 앞서고 있다"면서 "다만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 14개 주 전체에서 NLD가 50~80%의 지지율을 얻고, 특히 NLD 세력이 강한 중부 지방에서는 지지율이 약 80%에 이르렀으며, 소수민족 지역에서는 지지율이 50~70%라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에서 NLD가 선출직 의석의 67%를 얻어 상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 단독으로 집권해 반세기 동안 지속한 군부 지배가 막을 내리게 된다.

수지 여사는 이날 당사 발코니에 나와 모여 있던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 후보들을 축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내가 말하지 않아도 여러분은 모두 결과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패한 후보는 승리한 후보를 인정해야 하지만 패한 후보를 자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미얀마타임스는 초반 집계에서 집권 USDP가 텃밭인 행정수도 네피도에서도 NLD에 밀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USDP 소속 거물 정치인들이 곳곳에서 고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8일(현지시간) 25년만의 자유 총선이 실시된 미얀마 양곤의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사 밖, 선거 결과를 보여주는 스크린 앞에서 아웅산 수지 여사 지지자들이 엄지 손가락을 내보이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군 출신으로 대통령 출마가 유력시됐던 슈웨만 하원의장도 이날 일찌감치 자신의 지역구에서 패배를 인정하고 상대 후보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그러나 군부가 선거와 상관없이 이미 의회의석의 25%를 장악하고 있어, NLD가 실제로 집권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한 실정이다.

NLD가 집권하지 못하더라도, 군부 독재자 네윈이 1962년 쿠데타로 집권한 뒤 군부 지배가 계속된 이 나라에 사상 처음으로 야당 의원들이 대거 의회에 진출하게 돼 민주주의를 향한 '큰 걸음'을 내딛게 됐다.

NLD가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 소규모 정당들과 연합을 해야 집권할 수 있다.

수지 여사는 NLD가 단독 정부를 출범시키지 못하면 소규모 정당들과 연합할 것이며, 자신은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새 정부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지 여사는 외국인 자녀를 둔 후보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금지한 개정 헌법 조항에 따라 내년 2월 초로 예상되는 대선에 입후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얀마는 대통령 중심제이나,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 의회에서 선출되는 구조여서 대통령을 배출하려면 상하원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해야 집권당이 될 수 있다.

집권 군부는 선거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 군사령관은 투표하고 나서 기자들에게 국민으로부터 가장 신뢰를 받는 정당이 승리하기를 바란다며 선거 결과는 국민이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수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USDP 의장 대리도 선거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흐타이 우 USDP 의장 대리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우리가 졌다"며 "패배의 원인을 파악해야겠지만 선거 결과는 기탄 없이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USDP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힌타다 지역에서조차 크게 패배한 것에 놀랐다"면서도 "어쨌거나 국민들의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선거는 수지 여사가 이끄는 NLD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참여하는 총선으로, 25년 만에 실시되는 자유·보통 선거를 표방했다.

미얀마가 이번 선거를 공정하고 순조롭게 실시해 국제사회로부터 민주화 개혁이 지속할 것이라는 신뢰를 얻으면 미얀마에 대한 외국인 기업들의 투자와 관심이 증폭될 전망이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