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2월 금리인상 전망 확산…韓 금융시장 충격 우려
美 12월 금리인상 전망 확산…韓 금융시장 충격 우려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10.29 17: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준은 고용과 물가 지표 등의 진전 상황을 점검한 뒤 다음 회의에서 목표치를 인상하는게 적절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은 지난 9월 24일 매사추세츠 대학교에서 강연하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AP=연합뉴스

미국이 12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내놓은 성명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라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미국이 12월에 금리인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과 세계경제에 대한 기존의 조심스러운 기조를 버리고, 고용이 둔화됐지만 가계소비와 설비투자가 안정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12월 FOMC에서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 10월 FOMC 성명 "시장 예상과 다르게 매파적"
29일 주요 외신과 경제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성명에 대해 예기치 않게 매파적이라는 분석을 잇따라 내놨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연준이 시장의 예상과 다르게 매파적인 성명을 내놔서 투자자들을 곤경에 빠뜨렸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FOMC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대외위험이 미국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에 대한 경고문구를 빼는 대신,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조심스러운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다르게 행동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연준이 성명에서 "FOMC는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적절한지 결정할 때 완전고용과 물가상승률 2%라는 목표를 위한 진전이 있는지 평가할 것"이라고 명시하면서, 이례적으로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다음 FOMC 회의에서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1999년 이후 16년 만이다. 1999년 당시 연준은 한창 긴축 기조였지만, Y2K의 잠재적 경제적 파장에 대해 우려할 때였다.

연준은 이번 성명에서 미국 경제가 적정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기존 기조를 유지하면서 최근 고용지표 악화에 대해서도 고용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실업률은 안정된 상태라고 좋게 평가했다.

연준은 가계소비와 기업의 설비투자가 최근 몇 달간 '견고하게(solid) 증가하고 있다'며 '적정하게(moderately) 증가하고 있다'고 표현했던 전달 성명에 비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미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전망 급격히 확산
예상과 다른 매파적 성명에 미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기준금리선물가격을 기준으로 집계한 것에 따르면 미 연준이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 참가자들의 전망은 FOMC 성명발표를 기점으로 37%에서 46%로 상승했다.

로이터는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34%에서 43%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했다.

US포렉스의 토론토 소재 레넌 스위팅은 로이터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성명은 긴축 기조가 더 수용적이 됐음을 분명히 보여준다"면서 "12월 (금리 인상) 여지를 확실히 남겼다"고 지적했다.

스탠디시 멜런 자산운용의 브렌던 머피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에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면서 이 때문에 "(적어도)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임을 분명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러스 코에스테리치는 블룸버그에 "연준이 12월 인상의 문을 닫지 않았다"면서 "그때까지 몇몇 좋은 지표가 나오면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시장을 시험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제시됐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뉴욕 소재 아네타 마르코프스카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연준이 12월 인상으로 시장을 넌지시 찔러보는 교묘한 시도를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연준 발표가 나오고 나서 중·단기 미 국채 수익률이 눈에 띄게 상승해 시장에서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 확산을 뒷받침했다.

◇ 원달러 환율 급등…"한국 금융시장 충격 우려"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상하면서 원/달러 환율에 대한 영향도 가시화됐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4.0원 급등한 달러당 1천145.0원에 출발해 1천144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전망이 다시 부상하면서 달러강세를 부채질해 원/달러 환율에도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국내 3분기 국내총생산(GDP)실적이 양호하고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희석된 상황이기 때문에 단번에 전고점인 달러당 1천200원까지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2008년 이후 고수해온 제로금리 정책을 탈피해 금리인상을 재개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안전자산을 쫓아 대거 빠져나가면서 외환시장과 주식·채권시장이 충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경우 한국은행을 비롯해 신흥국들은 기준금리 인상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미국 금리 등 대내외 여건을 보고 향후 통화정책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간담회에서 "현시점에서 미국 금리인상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미국금리 등 국내외 여건변화를 종합적으로 보고 거시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이 기준금리를 조정한 뒤 한국은 평균적으로 9.7개월 뒤에 뒤따라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