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주저앉으면 한국경제에 '직격탄'
중국경제 주저앉으면 한국경제에 '직격탄'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7.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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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중부 안후이 성 푸양의 증권사에서 한 주식 투자자가 주식 전광판 앞에서 두 눈을 가린 채 탄식하고 있다.ⓒAP=연합뉴스

최근 중국 경기의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면서 한국 경제가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수입 급감으로 우리나라의 수출이 직격탄을 맞은데 이어 세계 시장에서 중국 수출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면 우리 수출이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최근 들어 더 심해졌다.

"거품 붕괴 직전인 1990년의 일본과 너무도 흡사하다", "증시가 금융 위기 직전의 미국보다 더 심각하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미국 월가를 중심으로 나온다.

16일 모건스탠리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중국에 대한 수출 둔화라면서 대(對)중국 수출은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저의 영향으로 일본 대비 한국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악화하고 있지만 더 큰 위험은 일본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게 모건스탠리의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 수입 급감에 최대 교역국인 한국의 수출은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연간 수입 증가율은 2010년 40%에 육박했지만 이후 쪼그라들어 지난해에는 1.1% 증가에 그쳤다.

올해 들어 수입 증감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 1~5월 중국의 수입액은 635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는 한국 수출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도 최근 보고서를 내고 "한국의 수출 회복이 점점 불확실성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중국의 경기 둔화를 불확실성 증대의 최대 요인으로 꼽았다.

중국이 그동안 중간재를 한국에서 많이 수입했지만 내수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한국 수출이 줄어드는 점도 문제다.

중국의 총수입 대비 가공무역 비중은 지난 2000년 41.1%에서 지난해 25.2%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중 원자재 수출도 올해 1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15.2% 줄었다.

중국 경기 우려 속에 한국이 기술에서는 일본에, 가격 경쟁에서는 중국에 밀리는 '넛 크래커'(nutcracker·호두 까는 기계) 상황이 '역(逆) 넛 크래커' 형국으로 바뀌는 점도 경계할 요소다.

넛 크래커는 일본이 우수한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중국이 저가 제품으로 물량공세를 하는 상태를 말한다.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평판디스플레이의 경우 현재 한국이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등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중국의 추격이 매섭다.

이런 가운데 도이체방크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2.6%로 제시했고, 내년에는 3.2%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기존 3.3%, 3.7%에서 2.5% 3.2%로 크게 낮췄다.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이 한국의 성장률에 기여하는 정도는 지난해에 '제로'였던 것에서 올해는 마이너스를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