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네팔 대지진이 얕은 진원과 지진에 취약한 노후 건물 때문에 피해가 더 컸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네팔 수도인 카트만두 인근에서 전날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지금까지 1500명 이상이 숨지고 수천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지진 전문가들은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원인을 일단 지진 규모의 강력함을 꼽았다.
이번 지진은 지난해 4월 칠레 북부 해안 인근 태평양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8.2) 이후 가장 강력했다.
네팔에서는 지난 1934년 카트만두 동부를 강타한 규모 8.0이상 최악의 강진으로 1만7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AP통신은 이번 네팔 대지진이 2010년 1월 아이티에서 발생한 강진(규모 7.0)보다 16배 정도 강력하다고 보도했다.
당시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에서는 규모 7.0 강진이 발생해 사망자수만 30만명에 이르렀고 150만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네팔 지진은 25일 정오 직전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81km, 대표적 휴양·관광도시인 포카라에서는 동쪽으로 68km 떨어진 람중 지역에서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약 11km로 얕은 편이다.
영국 개방대학(the Open University)의 데이비드 로서리 교수는 "(네팔 지진의) 진원이 얕았기 때문에 지표면의 흔들림이 더 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진이 발생한 대부분 지역이 견고한 기반암을 토대로 해 그나마 지표면의 진동을 제한할 수 있었다고 로서리 교수는 전했다.
지진에 취약한 건물들은 이번 강진에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수도 카트만두를 비롯한 카트만두 계곡 지역 일대에는 인구 250만명이 허술하게 지어진 주택에 밀집해 살고 있어 지진이 발생하면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지진이 발생한 지역의 주민들은 지진에 약한 비(非)보강 벽돌로 지어진 집에 주로 살고 있다고 BBC방송은 보도했다.
특히 카트만두 계곡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7개의 세계문화유산이 모여 있는 곳이어서 이들 유적의 피해도 상당했다.
보다 근본적인 지진의 원인은 네팔의 지형적인 입지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산맥을 품은 네팔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히말라야 산맥은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로 지각이 솟구쳐 생긴 지형이기 때문이다.
두 지각판이 만나는 지진대에 있는 만큼 히말라야 지역에서는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 때문에 지진 전문가들은 이번에 네팔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보지 않았다.
지진 전문가들은 그동안 수차례 네팔 지진의 가능성을 경고했다.
2010년 아이티에서 대지진 참사가 일어나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네팔이 다음 희생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기도 했다.
네팔뿐만 아니라 히말라야 인근 국가들도 대규모 지진의 쓰라린 상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