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사의표명… 박근혜 정부 '총리' 수난사
이완구 사의표명… 박근혜 정부 '총리' 수난사
  • 장덕중 기자
  • 승인 2015.04.2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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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3명 낙마·2명 사퇴… 朴대통령, 후임 인선 숙고할 듯

▲ 이완구 국무총리. ⓒ연합뉴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차기 총리 지명까지 정국이 요동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번 이 총리의 사퇴로 모두 2명의 총리가 사퇴하고 3명의 총리 후보자가 낙마하는 수난사가 쓰였다.

이에따라 중남미 순방 중인 박 대통령은 귀국 이후 이 총리의 사의를 수용하며 후임 인선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후임 총리 인선에 최대한 신중을 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리는 지난 20일 중남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오는 27일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이 총리의 사의를 수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총리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언론 외압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강하게 반발, 청문회 '문턱'도 힘겹게 넘어선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총리직에 신임됐지만 이번에는 성완종 파문에 연루되면서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사퇴 압력을 받았고, 결국 버티지 못하고 대통령 해외 순방 중에 경제부총리에게 권한을 넘기고 총리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게 됐다.

사의 표명 시점으로 따지면 이 총리의 재임 기간은 63일에 불과해, 헌정 사상 최단명 총리라는 '불명예 제대'라는 오명도 남기게 됐다.

경우는 각기 다르지만 총리직을 둘러싼 잡음과 수난은 현 정부 들어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난 2013년 1월 말 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 후보로 지명됐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은 도덕성 논란 속에 불과 닷새 만에 낙마했다.

김 후보자는 헌재소장 퇴임 닷새 만에 법무법인으로 옮기는 전관예우 특혜뿐만 아니라 자신과 가족이 소유했거나 소유한 부동산 10여 곳 대부분이 투기성이 짙다는 의혹을 받은 끝에 물러났다.

이후 정홍원 총리가 취임했으나 세월호 참사의 대응 미숙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고, 이후 안대희 전 대법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그러나 안 후보자 역시 '국민검사'라는 칭호가 무색하게 2013년 변호사 생활 5개월간 16억원의 수입을 얻은 사실이 밝혀지며 법조계 전관예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청문회 자리에 앉아보기도 전에 낙마했다.

이후 문창극 후보자가 첫 기자 출신 총리 후보로 발탁됐지만 자신의 역사인식 논란을 수습하지 못하고, 결국 부정적 여론에 밀려 청문회장 문턱을 넘기도 전에 안 후보자에 이어 '연쇄 낙마'했다.

이 때문에 사의를 표명한 정 전 총리가 자리에서 물러나지 못하는 묘한 상황이 장기간 계속돼 '뫼비우스 총리'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만약, 차기 총리 후보마저 도덕성 시비에 휩싸인다면 집권 3년차 박근혜 정부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안길 수 있다.

'준비된 총리'로 불렸던 이 총리마저 '성완종 리스트'발(發) 금품수수 의혹에 휘말리며 사의를 표명한 만큼 차기 총리 후보는 누구보다 완벽한 도덕성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현 정국 상황까지 감안하면 박 대통령은 국정과제 추진력과 정치개혁의 상징성을 겸비한 후임 총리 물색 작업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권 내에선 도덕성이 검증된 고위관료 출신이 차기 총리 후보에 적합하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신아일보] 장덕중 기자 djjang57@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