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핀'도 해킹에 속수무책… 신뢰도 추락
'아이핀'도 해킹에 속수무책… 신뢰도 추락
  • 최휘경 기자
  • 승인 2015.03.0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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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부 "75만건 부정발급, 17만건 게임사이트서 사용"

정부가 주민번호 대체수단으로 대대적으로 권장해왔던 공공아이핀이 해킹 공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지게 됐다.

행정자치부는 이번 해킹 공격으로 부정 발급된 아이핀이 더 있는지, 주민번호가 같이 노출됐는지 등을 아직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행자부는 지난달 28일부터 2일 오전까지 공공아이핀 시스템이 해킹 공격을 받아 75만 건이 부정 발급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5일 밝혔다.

현재까지 부정 발급된 공공아이핀 75만 건 중 17만 건이 3개 게임사이트에서 신규회원가입이나 이용자 계정 수정·변경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일 오전 단기간에 급격히 아이핀 발급량이 증가한 이상징후를 발견한 행자부가 경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

이번 공격은 주민번호를 도용해 정식으로 발급받은 아이핀을 거래한 것이 아니라 아예 시스템에 침범해 공공아이핀을 대거 만들어내 사용한 것이다.

행자부는 부정 발급된 공공아이핀 전부를 긴급 삭제하고 게임사이트 운영업체에 통보해 신규회원은 강제탈퇴 조치하고, 이용자 계정을 수정한 회원 아이디는 사용을 잠정 중지시켰다.

게임아이템 탈취 등 실질적인 피해사항은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행자부에 따르면 이번 공격에 2000여 개 국내 아이피(IP)가 동원됐고, 중국어 버전 소프트웨어가 사용됐다. 부정 발급된 공공아이핀에는 모두 동일한 공인인증서와 패스워드가 쓰였다.

행자부는 프로그램을 수정해 해킹 공격을 차단하고, 경찰청에 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아이핀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 프로그램 소스분석 및 모의 해킹을 실시하는 등 아이핀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정부가 공공아이핀센터(www.g-pin.go.kr)에서 아이핀을 발급하고 공공기관 웹사이트에 도입한 것은 2008년부터다.

초기 실적이 미미했던 아이핀 발급은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 유출과 작년 8월 주민번호 무단 수집이 법으로 금지되면서 최근에는 400만명으로 가입자 수가 급증했다.

[신아일보] 최휘경 기자 sweet553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