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 환자 사회성 부족 원인 찾았다
자폐성 환자 사회성 부족 원인 찾았다
  • 오규정 기자
  • 승인 2015.01.2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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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김은준 교수 "자폐 원인규명·치료법 개발 기여 기대"

▲ 자폐증 관련 유전자(IRSp53)가 없는 생쥐의 사회성 실험. a(사진 왼쪽) : 정상 생쥐(WT)는 낯선 생쥐, 물체와 같은 공간에 있으면 물체보다 낯선 생쥐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빨간색 쪽으로 갈수록 머문 시간이 긴 것이다.) b(사진 오른쪽) : IRSp53가 없는 생쥐(KO)는 사회성이 결여돼 낯선 생쥐에 관심이 없으나 NMDA 수용체의 기능을 억제하는 약물들(Memantine, MPEP)을 투여하면 사회성이 정상 수준으로 개선돼 낯선 생쥐를 탐색한다. 약물 대신 식염수(saline)를 투여한 쥐는 사회성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자폐증 등 정신질환에서 보이는 대표적 증상 중 하나인 사회성 결여의 발병 원인을 국내 연구진이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시냅스뇌질환연구단(단장 김은준 KAIST 교수)은 2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를 통해 자폐 관련 유전자(IRSp53)가 결손된 생쥐에서 특정 NMDA-타입 신경전달 수용체가 과도하게 증가돼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이 생쥐에게 NMDA 수용체 기능을 약화시켜주는 약물을​ 주입했을 때 결여됐던 사회성이 회복됨을 발견했다.

IRSp53 유전자의 변이는 자폐증, 정신분열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에서 발견되지만 사회성 부족 증상과의 구체적인 연관성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유전자 조작으로 IRSp53이 없는 생쥐를 만들어 낯선 생쥐, 사물과 함께 한 공간에 두고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IRSp53 유전자가 없는 생쥐는 낮선 생쥐보다 사물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등 전형적인 사회성 부족 증상을 보였다.

하지만 NMDA 수용체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약물들(Memantine, MPEP)을 투여하면 정상 생쥐와 비슷하게 낯선 생쥐를 탐색하는 등 사회성 행동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김은준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는 NMDA 수용체 기능이 부족할 때 사회성이 결여된다는 것을 확인했으나 이 연구는 NMDA 수용체 기능이 증가할 때도 사회성이 결여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NMDA 수용체 기능이 정상 범위에서 벗어나면 사회성 부족이 유발될 수 있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 기초과학연구원(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김은준 단장(KAIST 생명과학과 교수)
그는 또 "사회성 부족은 자폐 외에 정신분열증이나 ADHD 같은 다른 정신질환과도 관련이 있는 만큼 이 결과는 다양한 정신질환의 발병원인 이해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이를 관련 질환 치료전략에 활용하고 이 연구에 사용된 동물모델도 약물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김은준 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장(KAIST 생명과학과 교수, 교신저자)과 정우석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 최수연 KAIST 생명과학과 박사과정생, 이은이 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박사, 박하람 KAIST 생명과학과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
 

[신아일보] 오규정 기자 okj@shinailbo.co.kr
[사진·자료=I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