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미활용 장기 방치 폐교 전국 401곳
[긴급진단] 미활용 장기 방치 폐교 전국 401곳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4.11.2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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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닫은 학교 11.2% 10년 이상 활용 방안 못찾아
▲ 경남 거창군 웅양면의 폐교인 하성초등학교는 주민쉼터, 동아리방, 소강당, 영화 상영과 공연 등 문화공간으로 활용 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한다.사진은 하성초등학교 전경.(사진=거창군)

"지역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 찾아야"
아트센터·박물관·미술관등으로 변신 모색

[신아일보=전호정 기자] 학생수가 줄면서 문을 닫는 시골 학교들이 전국 3595곳으로, 그중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방치된 폐교가 400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이 교육부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농촌 인구 감소와 도시 전출, 그리고 최근의 저출산 기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1982년 이후 폐교 학교 수가 3595곳에 이르고 있다.

시도별 폐교 학교 수는 전남 789곳, 경북 660곳, 경남 540곳, 강원 436곳, 전북 321곳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982년 이후 폐교 학교 3595개 중에서 61%정도에 해당하는 2195개가 매각 처리됐다.

나머지 40% 중에서 대부 혹은 자체활용 중인 폐교 수는 999개(27.8%), 미활용 되고 있는 수는 401개(11.2%)에 이른 다.

전남은 문을 닫은 학교와 미활용 폐교수가 789개교로, 국내 전체 폐교 3595개교의 21.9%를 차지 전국에서 가장 많다.

폐교 중 551개교는 매각됐고, 대부하거나 자체 활용중인 폐교 59개교와 40개교를 뺀 139개교(17.6%)는 이렇다할 활용처를 찾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미활용 폐교수도 국내 전체 401개교의 35%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형편이다.

경북도의 폐교 수는 660개교로 전남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박현국 경북도의원(봉화군)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매각한 학교는 425개, 대부 136개, 자체 활용은 54개다. 그러나 아직 활용처를 찾지 못한 학교도 45개나 된다.

활용하지 못하는 폐교 가운데 매각하거나 대부키로 결정한 것은 15개에 불과하다.

더구나 포항에 있는 장치초등학교 영함분교 등 6개는 대부 기간을 빼면 7년 이상 방치하고 있다.

대부료를 회수하지 못한 금액은 지난 5년동안 7건에 7740여만원이고 1982년부터 집계하면 그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박현국 의원은 "폐교관리 전문 조직을 만들어 지역 사회와 교육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폐교는 공공성에 기초해 활용해야 하며 주민 여론을 수렴해 혜택을 지역에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곳곳에서는 폐교를 아트센터, 박물관, 미술관 등으로 탈바꿈하는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고 있다.

 

▲ 폐허처럼 변해버린 왕산초등학교 목계분교(사진 좌측), 리모델링한 왕산예맥아트센터 (사진=예맥아트센터 홈페이지 캡처)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목계분교는 강릉문화원이 지난 2009년 매입해 게스트하우스, 카페갤러리, 식당 등을 갖춘 문화교육시설 '예맥아트센터'로 바꿨다.

 

예맥아트센터가 지금까지 운영한 프로그램은 300여회에 달한다. 최근 2년간 전국 각지에서 유치원생부터 성인까지 9600여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충북 제천시 양화초등학교는 지적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 이 학교는 공무원 출신 개인이 빌려 대동여지도(영인본) 등 조선시대 지도, 일제 강점기 측량기계, 지적분야 국제 학술집 등 1만200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학 지적관련 학과와 학생, 중·고등학생의 학술답사 장소로 자리 잡았다.

제주도 서귀포시 가시초등학교는 '자연사랑 미술관'으로 거듭나 제주의 자연, 제주인의 삶, 문화, 역사를 담은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같은 도내 제주시 명월초등학교는 의류 제작업체의 제주전통 '갈옷' 개발과 천연염색 체험교실로 운영되고 있다.

울산시 북구 동해분교는 지역 기초단체가 빌려 '추억의 학교'로 꾸몄다.

울산 북구는 옛날 모습을 재현한 교실에 학창시절의 사진, 성적표, 상장, 교과서 등 다양한 물품 200여점을 전시했다. 2010년 3월 개관한 후 연간 1만3000명 이상 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폐교를 활용한 각종 수익 사업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며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 성공적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저출산 흐름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가 농촌지역뿐만 아니라 도시지역에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폐교 학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여 효율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