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교육, 인종편견 바로잡기부터"
"다문화 교육, 인종편견 바로잡기부터"
  • 대구/김상현 기자
  • 승인 2014.03.02 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종일 대구교대 교수 "아이들에게 올바른 교육 절실"

▲ 대구교대 이종일 교수

[신아일보=대구/김상현 기자] "한국의 인종주의는 복잡한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다문화 교육은 이런 인종편견을 바로잡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대구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이종일 교수<사진>는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 다문화 교육의 방향을 이렇게 정리했다.

이 교수는 최근 출간한 '다문화 사회와 타자 이해'에서 한국 사회의 인종편견 형성과 그 특징을 역사적 맥락에서 서구 사회학 이론을 접목해 조목조목 분석했다.

그는 한국의 인종편견 특징으로 '이중성'을 꼽았다. 한국인의 인종편견은 미국과 일본의 강한 영향으로 흑인 또는 유색 인종을 열등한 존재로 보지만, 동시에 백인이라도 소득이 낮은 국가 출신은 폄하하는 '지엔피(GNP) 인종주의' 성향을 강하게 띤다는 것이다.

또 서구중심주의를 수용해 흑인이나 혼혈 흑인을 싫어하면서도 미식축구 선수 하인즈 워드나 가수 인순이처럼 성공한 한국계 혼혈 흑인은 높이 평가한다고 이 교수는 지적한다.

이 교수는 조선 후기 사대부들이 체계화한 조선중심 문화우월주의와 일본의 식민지배 경험에서 형성된 서구문명에 대한 우월적 평가 등이 급속한 근대화와 경제발전을 거치면서 한국에 비해 근대화 과정에 뒤떨어져 소득 수준이 낮은 나라를 차별하는 또 다른 유형의 인종편견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한국인의 인종주의는 정말 심각해요. 차별의 근거가 되는 카드를 다섯 개 정도 갖고 있다가 상대방이 그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무시하는 거죠. 특히 자기 편이 아니면 인정을 잘 안 하고,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해 자신의 우월성을 보이려는 겁니다. 그게 이주민을 상대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거죠. 몇 년 전 유엔인권위에서 세계에서 인종차별이 가장 심한 나라 7개를 뽑았는데, 그 안에 일본과 한국이 들어갔어요."

그는 우리 사회가 급격히 다문화 사회로 가면서 그에 따른 갈등의 요소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처럼 "다문화 교육이 나중에 일어날 수 있는 큰 사고와 손실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하며, 다문화 교육의 핵심은 인종주의, 인종 편견에 대한 비판적 사고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문화 자녀에 대한 이중언어 교육과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 교육을 분리하고, 특히 학교에서는 인종 편견에 대한 교육, 반차별 교육을 핵심적으로 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여러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는 방식은 오히려 차별을 강화하는 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우리와 다른 문화를 단순히 접하는 수준에서 끝나면 '그러니까 못살지' 라는 식으로 기존의 편견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들이 스스로 인식의 틀을 바꾸고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이끄는 다문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