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무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10년간 800회 넘겨
박석무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10년간 800회 넘겨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4.02.2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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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사회 만들려 글썼는데 바뀌는 게 없어"
▲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신아일보=고아라 기자] "사람들에게 다산의 지혜를 알려서 조금이라도 품격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 10년간 글을 썼는데, 바뀌는 게 딱히 없어요. 글을 쓰고 나서 뭔가 바뀌는 게 눈에 보여야 보람도 있는데. '좋은 글 잘 읽고 있다'고 반응해주는 사람이 여전히 많으니 그나마 계속하고 있지요."

박석무(72, 사진)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칼럼 '풀어쓰는 다산이야기'(이하 '풀쓰') 연재를 시작한 것은 2004년 6월이었다. 연구소 창립과 함께 다산 정약용의 사상을 대중에게 널리 알려보자는 취지였다. '메일링 서비스'로 매주 월요일 독자를 찾아가는 이 칼럼을 받아 읽는 사람은 어림잡아 40만명 가까이 된다고 한다.

'풀쓰'는 지난달 27일 800회를 맞았다. 초반 약 2년간은 주 5차례 쓰다 이후 1차례로 줄여서 이 정도가 됐다. 머지않아 연재 기간 10년을 꼬박 채운다.

최근 서울 중구 순화동 연구소 사무실에서 만난 박 이사장은 10년간 800회를 이어 온 비결을 묻자 "주기적으로 글을 써야 하는 사람들이 다 그렇듯 나도 쓸 거리가 주말까지 떠오르지 않으면 상당히 고민된다"며 너털웃음을 웃었다.

'풀쓰'는 비교적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다산이 유배지에서 아들이나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의 한 대목을 인용하면서 인간의 근본 도리를 논하기도 하고, 글을 쓰는 시점에 특정한 정치·사회적 현안이 발생하면 거꾸로 다산의 사상을 되짚어 올라가 선현(先賢)의 지혜를 현재로 끌어오기도 한다.

"다산이라는 산(山)이 원체 거대해요. 거기서 필요하면 쑥도 캐고 나물도 캐고…. 캐도 캐도 써먹을 것들이 늘 나옵니다."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에 몸담았다가 옥고까지 치른 터라 시사문제를 다룬 글에서는 다분히 개혁적 성향이 묻어난다. 그러나 '다산 전문가'로서 박 이사장은 '편향성'을 매우 경계한다. 다산 철학의 핵심도 그와 같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다산의 실학사상을 마치 몇 년 전 회자된 '실용주의'와 같은 의미인 양 오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풀쓰' 800회를 돌파한 박 이사장은 적어도 1천회까지는 계속 글을 쓰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처음엔 '한 100회나 쓸까' 생각했습니다. 그게 300회가 되더니 500회가 되고 어느덧 10년이 흘러 800회를 넘었네요. 1천회를 쓰려면 4년 남았는데, 그때까진 써보려 하지만 이후엔 장담 못하겠네요. 이렇게라도 해서 사람들에게 다산의 지혜를 알리고 지식사회에 나름 역할을 한다는 데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