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로 봄을 알리는 화가 문봉선
매화로 봄을 알리는 화가 문봉선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4.02.1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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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내달 31일 광주 로터스 갤러리서 전시
▲ 그윽한 향을 품은 매화의 매력에 흠뻑 빠진 문 교수는 봄을 맞아 11일부터 내달 31일까지 광주 서구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연다.

[신아일보=이상연 기자] "매화는 혹독한 겨울을 뚫고 나올 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독특한 필치로 한국화의 새로운 기풍을 열어온 화가 문봉선(55,사진) 홍익대 동양화과 교수는 매화 공부에만 20년을 매달렸다.

그윽한 향을 품은 매화의 매력에 흠뻑 빠진 문 교수는 봄을 맞아 11일부터 내달 31일까지 광주 서구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연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세한삼우(歲寒三友)'를 주제로 서정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세한삼우란 추운 겨울을 오롯이 버텨내는 선비들의 세 벗이란 뜻으로 소나무, 매화, 대나무를 뜻한다.

소나무는 절개를, 매화는 고결, 대나무는 정절을 각각 상징한다.

제주에서 태어나 10살 때부터 붓을 잡은 문 교수는 선암사와 화엄사 등 남도지방을 돌며 매화, 대나무, 소나무를 한지에 담았다.

매화가 가진 그윽한 향과 고운 자태를 표현하고 싶어 매화와 관련된 책을 구해 공부했다.

문 교수는 "하얀 꽃은 손가락에 물감을 묻혀 표현해보고 입체감을 살릴까 고민했지만, 향기는 그림에 담을 수 없었다"며 "한 농부가 그림을 보고 '이 가지엔 꽃이 이렇게 안 붙을 텐데'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처음부터 다시 매화를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암사의 돌담 옆에 핀 홍매화는 가장 아름다운 분홍빛을 띠고 화엄사 각황전에 서 있는 매화는 붉은빛도 아닌 중간색인데 요염한 듯하면서도 기품을 잃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지와 먹을 주로 사용하는 문 교수는 광목천과 아사천에도 그림을 그린다.

광목천이나 아사천은 한지보다 색이 어둡지만, 늦겨울과 초봄의 경계에 선 남도의 빛을 담담하게 담고 있다.

흰색은 쌀가루를 곱게 빻아 아교로 붙여 표현한다. 흰색 가운데 가장 높은 순도를 가진 눈에 가깝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교수는 4년 전부터 백두대간을 화폭에 담고 있다.

지금까지 작업한 그림의 길이만 150m에 달한다.

문 교수는 "한지는 모든 것을 넉넉하게 수용하는 색을 가졌지만, 누구나 그 속성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렵다"며 "이번 전시에서 한지의 아름다움과 동양화의 매력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