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호 교수 “한국사회 안전에 기여”
송준호 교수 “한국사회 안전에 기여”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4.01.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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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학 정년보장 뿌리치고 모교인 서울대 교수로

 

“미국에서 만난 한국 학생들을 보면 능력과 잠재력이 정말 뛰어났어요. 이젠 가까운 곳에서 멘토가 되고 싶습니다.”

[신아일보=문경림 기자] 서울대 공대 건설환경공학부 송준호(42, 사진) 교수는 12일 미국 유수 대학의 교수직을 버리고 모교인 서울대로 돌아온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송 교수는 서울대가 세계적인 연구능력과 성장잠재력을 지닌 젊은 학자를 유치하고자 추진 중인 ‘차세대 신진학자’ 초빙사업에 따라 지난 1일 교수로 부임했다.

지난 1992년 서울대에 입학해 학·석사를 마친 그는 1999년 미국으로 건너가 2004년 UC.버클리에서 ‘변전소 구조물과 시스템의 지진시 성능과 신뢰성’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건설환경공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세계적 명문인 미국 일리노이대학에 2005년 교수로 부임해 정년까지 보장받는 등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서울대의 요청을 받은 뒤 고민한 끝에 결국 미국 생활을 정리하는 결단을 내렸다.

쉬운 결심은 아니었다. “한 번 가면 다시 못 돌아올 수 있다”는 미국 동료 교수들의 만류가 오히려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고국에서 직접 가르친 학생들이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가 생겼다.

송 교수의 연구 분야는 갈수록 위험성이 커지면서 주목받는 자연재해·대형재난과 관련이 깊은 ‘구조 신뢰성(structural reliability) 공학’이다. 이는 사회 구성원이 구조물이나 사회간접자본(SOC)을 얼마나 믿고 의지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예컨대 지진이나 홍수가 발생했을 때 건물이나 전력·수도·교통망 등 중요 기간시설에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위험을 확률적으로 예측하는 것이 건설환경공학자의 과제다.

항공기가 고층 건물과, 선박이 다리와 충돌하는 사고 상황에서 구조물의 성능을 예측하고 사회·경제적 파장을 추산하기도 한다.

그는 미국에서 교수 임용 전에 대형 재해와 관련한 위험성을 예측해 보험업계에 제공하는 기업에서 일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연구를 통해 한국 사회에 공헌하는 게 목표다.

송 교수는 특히 대형 재난이 발생한 직후에만 ‘반짝 관심’을 쏟고는 금세 잊어버리는 국내 분위기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면서 꾸준한 연구와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공학자로서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해를 예측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