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누룩 제조 ‘외길’ 예산 김홍기씨
전통 누룩 제조 ‘외길’ 예산 김홍기씨
  • 이남욱 기자
  • 승인 2014.01.1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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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쌓이고 부가가치도 높아”
▲ 김홍기씨가 제조한 누룩을 들어 보이고 있다.

[신아일보=이남욱 기자]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쌓이고 부가가치도 높은 전통 누룩에 매료됐습니다”

충남 예산군청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이 20여년 넘게 전통 누룩 제조의 길을 걷고 있어 화제다.

2002년부터 군청에서 자치단체장 연설문을 담당해온 김홍기씨(55)는 전통주 명인선발대회에서 입상하고 전통주 전수를 위한 강연과 연구에 몰두하는 등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발효조(누룩을 만드는 그릇)와 발효 화장품에 관련한 6개의 특허를 갖고 있고, 약선주·곡로주·아이러브 뷰티샵 등의 등록상표도 보유하고 있다.

고조부 때부터 5대에 걸쳐 대대로 술을 빚어온 종갓집의 비법을 배운 뒤 이를 토대로 자연발효를 특징으로 하는 전통 누룩과 전통주 제조기술을 집대성했다.

김 씨는 선조의 발효기술과 약용식물 활용에 대한 관심이 20여년 동안 전통 누룩 연구에 몰입하는 계기가 됐다.

누룩만으로는 소위 ‘돈’이 되지 않는다. 김 씨는 누룩을 활용해 창출할 수 있는 부가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1등이 되려면 최고(넘버원)가 되거나 유일(온리원)해야 하다”며 “오랜 고민 끝에 세상에 없는 누룩 발효에 관한 기술을 개척해 부가가치를 높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누룩 발효기술이 제일 어려워 누룩만 제대로 뜨면 나머지는 게임이 안 될 정도의 수준이 된다”며 “누룩을 기반으로 한 화장품과 전통주, 건강식품 등 파생 상품이 많아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씨가 운영 중인 전통누룩연구소에서는 천연화장품 제조 및 기능성 화장품 원천기술인 화장품원료 대체제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를 등록했다.

미백과 보습효과가 뛰어난 특허를 적용해 미용팩, 미백비누, 세안제, 마사지제, 미백스크럽 폼 클렌징, 로션, 에센스, 자외선차단제 등 화장품 세트를 개발하고 나서 시제품 생산까지 마친 상태이다.

김 씨의 집에는 텔레비전과 자동차, 화학조미료가 없다.

일 년에 100권 이상의 책을 읽고 3년에 한 가지씩 전공 분야를 넓히려는 방편이라고 한다.

김 씨는 “저출산고령화 현상과 빈약한 경제기반 때문에 지역경제는 몸살을 앓고 있다”며 “부가가치가 높은 원천기술을 뽑아낼 20평 규모의 작은 누룩발효실이 지역의 소득증대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텃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