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강제이주 1937년 이전에도 있었다”
“고려인 강제이주 1937년 이전에도 있었다”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4.01.0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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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공로훈장 수상한 김게르만 교수 최근 밝혀
 

[신아일보=이은지 기자] “한국에서는 러시아 연해주 고려인이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한 것만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아요. 그전에도 두 차례 더 있었습니다.”

김 게르만(61, 사진) 카자흐스탄 국립대 교수는 1880년부터 10년 동안 러시아가 연해주의 고려인을 시베리아 내륙으로 강제이주한 사실이 있다고 최근 밝혔다.

러시아가 1937년 전 이미 두 차례 연해주 고려인을 강제이주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0월 동북아역사재단 초청으로 입국해 고려인 이주사를 연구하고 있는 김 교수는 이날 한국외대 교수회관에서 기자와 만나 “19세기 후반 러시아는, 연해주 살고 있던 고려인을 포함한 중국인과 일본인이 스파이나 테러분자로 변질할 것을 우려해 이들의 내륙 이주를 추진했다는 러시아 정부 문서가 있다”고 밝혔다.

당시 열강의 틈바구니에 끼어 쇠락의 길을 걷던 조선 사람들은 만주와 연해주로 이주했고, 러시아 정부는 이들을 반강제와 회유를 통해 연해주에서 북쪽으로 1000km 떨어진 곳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2000명 이상이 아무르강 유역의 블라고슬로비엔예라는 지역으로 쫓겨났으며, 이들은 연해주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블라고슬로비엔예를 ‘삼만리’라고 불렀다.

당시 고려인들이 모여 살던 마을들은, 연해주에 살다 1937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 당한 친척들을 따라 하나 둘 떠나면서 1941년 경에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김 교수는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고려인을 계속 경계해 소비에트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1929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고려인 분산 이주를 추진했지만, 3년만에 고려인의 저항과 준비소홀로 중단된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지난달 16일 카자흐스탄 독립기념일을 맞아, 각종 기고와 저술활동을 통해 여러 민족의 화합을 호소한 공로로 ‘비를리크 공로훈장’(금메달)을 받았다.

그는 15년째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 부회장으로 봉사하면서 대통령 직속 전민족협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