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과 소외계층 복지 같이 가야”
“다문화가정과 소외계층 복지 같이 가야”
  • 김용만 기자
  • 승인 2013.12.2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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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출신 서울시 공무원 윤승주씨
 

“앞으로는 다문화가정과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 정책이 같이 가야 한다고 봅니다.”

[신아일보=김용만 기자] 몽골 출신 결혼이주여성으로 서울시청에서 다문화담당 주무관으로 일하는 윤승주(39. 몽골명 촐롱체첵, 사진) 씨는 26일 “일하다 보면 ‘왜 이렇게 다문화 지원을 많이 하느냐’는 민원이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결혼이주여성 초기 입국자에게는 언어와 문화 교육을 해줘야 하지만, 정착한 지 몇 년이 지난 뒤에는 사회 속에서 어울려 살 수 있도록 해야 소외계층, 저소득층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사라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몽골에서 무역회사를 다녔던 그는 1996년 말 거래처인 한국 회사 방문차 입국한 뒤 여러 사업을 하다가 2005년 한국인 남편을 만나 가정을 이뤘다.

2010년 주한몽골이주여성회를 결성해 활동하다 2011년 귀화 절차를 마치고 한국 국적을 얻었고, 곧바로 서울시의 특채 공고에 지원, 계약직으로 다문화정책 분야에서 일하는 공무원이 됐다.

서울시청에서 만난 그는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외국인다문화담당관 주무관’이라는 직함이 조금 더 뿌듯한 보람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이 일이 정말 좋아요. 몽골여성회를 할 때부터 봉사로 결혼이민자들을 도우려고 결혼이민자네트워크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상담과 지원을 하던 것이 이제 진짜 ‘내 일’이 되니까 더 보람을 느껴요.”

그가 각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뛰어다니면서 취합한 내용은 실제 서울시 정책에 많이 반영된다.

지난해 8월 서울시가 내놓은 다문화가족 정책인 ‘다행복 서울 플랜’ 가운데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교육 지원,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생애주기별 동화집 발간 등은 그가 열심히 발품을 판 성과이다.

그는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기 시작한 2011년부터 연세대 사회학과 석사과정을 밟기 시작해 지금은 학기를 다 마치고 논문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매주 20시간씩(3일간) 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학교에 다닌다.

“한국사회에 대해 알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하게 됐어요. 서울시 일을 시작하면서 거의 동시에 석사과정을 시작해서 정말 힘들었지만, 공부하는 게 참 재미있어요. 박사 과정에도 도전해 한국사회의 다문화에 관해 계속 공부하고 싶습니다.”

그는 “사회학을 공부하면서 한국이 얼마나 힘들게 민주화를 실현했는지, 어떻게 단기간에 고도성장을 이룩했는지를 알게 됐다”며 “요즘 젊은이들은 이런 역사를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