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자원쟁탈 대상 아닌 동반성장 파트너”
“아프리카 자원쟁탈 대상 아닌 동반성장 파트너”
  • 오규정 기자
  • 승인 2013.12.1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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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재 가나 글로텍 회장 “한국산은 ‘일등제품’으로 통해”
 

“아프리카는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파트너로 접근해야 진출이 수월한 곳입니다.”

[신아일보=오규정 기자] 가나에서 21년째 원유 저장시설 건설, 물류, 자재 분야에 진출해 연간 5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임도재(61, 사진) 가나 글로텍 회장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성공한 한상(韓商)으로 꼽힌다.

지난달 말 공주대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임 회장은 ‘아프리카통(通)’답게 “지구촌의 마지막 남은 자원 보고인 아프리카에 많은 나라가 진출했지만 모두 자원 확보에만 혈안이 돼 있어 현지에서는 결코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며 “한발 늦게 진출한 한국은 기술 이전 등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조언으로 말문을 열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아프리카중동한인총연합회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임 회장은 “아프리카에서 한국산은 곧 ‘일등제품’으로 통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 사람들은 원조를 빌미로 지하자원 개발에 혈안이 된 외국 기업과 노동자들의 진출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여서 한국이 자본과 기술집약적인 산업을 진출시켜 차례대로 기술 이전을 해나간다면 대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원조를 앞세워 전방위적으로 투자 규모를 늘리는 중국은 현재 아프리카의 경계 대상 1호 국가라는 것.

이런 내면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열강의 식민지에서 독립해 이제 겨우 반세기가 지났는데, 또 외국에 경제적 주권을 빼앗기게 되지나 않을까 봐 경계하는 마음이 숨겨져 있다.

일례로 최근 가나 정부가 중국 기업이 세운 광산에서 일하는 중국인 불법노동자를 묵인하지 않고 추방하는 일을 꼽았다.

“아프리카 55개 나라에 많든 적든 한인이 진출 안 한 곳이 없지만, 외교공관이 있는 곳은 17개국뿐입니다.”

우리 정부가 아프리카에 무관심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는 또 있다. 바로 외교부에 아프리카 담당 과가 1개뿐이라는 것.

“외교관도 꺼리는 지역이 아프리카인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환경이 열악한 것은 누구나 아는 만큼 그에 따른 인센티브를 부여해 열심히 근무하면 거주국 한인들도 반기고 나아가 한국과의 관계도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입니다.”

외교관의 역할이 다른 국가에 비해 활발하지 않은 곳이라 한인 단체의 자발적인 활동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 이 가운데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가 중심에 있다. 임 회장은 지난 2011년부터 이 단체의 회장을 맡고 있다.

임 회장은 위급 시 한인의 피란과 구호를 위해 20만 달러의 기금을 모았다.

임 회장은 21년 전 SK건설 지사장으로 가나에 파견 나갔다가 5년 만에 독립했다. 플랜트 건설업계 1위, 석유 저장시설 유지보수 분야 90% 독점 계약이라는 기업을 일궜다.

기술력이 우수해 원유 저장시설은 정부나 검증된 업체만 골라서 수주할 정도다.

지난 6일에는 세계 1위의 석유·화학제품 탱크터미널 회사인 보팍(Vopak)의 가나 원유 저장시설 건설을 5천만 달러에 수주하기도 했다.

가나 한인사회와 현지인과의 우호 관계 형성을 도우려고 매년 한인회장 배(盃) 쟁탈 가나 고교축구대회와 마라톤대회를 개최하고 있고, 매년 국립 고교에서 50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