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인 코리아는 중동서도 통해요”
“메이드인 코리아는 중동서도 통해요”
  • 박재연 기자
  • 승인 2013.12.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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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의 날’ 산업포장 이스라엘 기업인 라미 운가르씨

 
[신아일보=박재연 기자]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0회 무역의 날 기념식장. 여느 수상자와는 다른 외국인 한 명이 연방 웃음을 터뜨리며 관심을 끌었다.

주인공은 이스라엘에서 온 라미 운가르(67, 사진) 탈카&레이사 회장으로, 이날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산업포장을 받았다.

자동차와 선박 수입업을 하는 그는 1993년부터 지금까지 13만7천여 대(미화 14억 달러어치)의 한국 자동차를 수입해 이스라엘 전역에 판매했다. 또 현대중공업 미포조선소가 만든 자동차 운반선 25척(16억 달러어치)도 팔았다.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배척하는 정책을 펼치는데도 대우자동차가 현지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현대·기아·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들도 이스라엘 수출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해준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라미 운가르 회장은 9일 인터뷰에서 “한국 자동차가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어 “이스라엘에서 자동차 시장 점유율 1,2위가 한국산”이라며 “20년 전부터 한국산만 고집하며 팔아왔는데 이렇게 훈장까지 받으니 무척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년 전 일본과 유럽산 자동차가 주류를 이루던 이스라엘 시장에 인지도가 낮은 한국산 자동차를 보급해 성공했다.

“당시는 일본 차가 대세였어요. 하지만 소형과 중형 시장은 한국 자동차가 세계를 주도할 것으로 판단했죠. 특히 중동 기후에 맞게 모델을 개발하면 성공할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판단은 주효했어요. 지금은 한국산 자동차가 일본 제품과 동등한 취급을 받고 있답니다.”

탈카&레이사는 현재 기아자동차를 연간 2만 대 이상 팔고 있으며, 2007년부터는 한 척에 7천만 달러에 이르는 자동차 운반선을 매년 3척 이상 발주하고 있다.

그는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방한 중에도 무역의 날 행사에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기업인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의 경제가 왜 성장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나름의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2020년 한국이 무역 규모 2조 달러를 달성하려면 무엇보다도 영어 습득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기아자동차와 현대중공업에서 자동차와 선박을 수입하는데, 금융 보증은 유럽의 은행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은행들은 우선 영어가 안 통하다 보니 외국인 기업을 꺼리더군요. 금융 선진화의 첫걸음도 우선은 영어입니다.”

그는 올해 초 세계적인 지휘자 주빈 메타와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을 주선해 후원하는 등 양국 문화 교류 증진에도 앞장서고 있다. 내년에는 조선소가 있는 울산 공연을 추진하고 있다.

양국이 문화 교류를 통한 우정을 쌓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국 전통예술의 이스라엘 공연도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2천 년을 외국에서 떠돌다 독립한 이스라엘은 어느 나라보다 재외동포에 대한 정책을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유대인이 국내로 유학을 오면 학비가 면제되고, 귀국해도 이중국적이 유지되는 것은 물론 10년간 세금 면제 혜택도 줍니다. 국가가 없는 것은 집 없는 설움과 같아서 내외 동포가 서로 한마음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