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친이-친박’ 딜레마
정몽준 ‘친이-친박’ 딜레마
  • 신아일보
  • 승인 2008.04.1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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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내 구심점 메울 인물로 거론
7월 전대를 앞두고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의 정치적 위상이 연일 상한가다.
친이계 양대 날개였던 이방호 이재오 두 의원의 총선 낙마로 계파내 구심점을 메울 인물로 거론되고 있고 친박 진영으로부터도 극심한 인물난속에 제휴 대상 0순위로 떠올랐다.
문제는 그가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험로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총선 전까지는 당내 지형이 그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듯이 보였다. 친박계가 대거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향후 정치지형에서 그의 역할이 주목됐지만 친박계의 대거 생환으로 친이-친박 두 거대 계파의 경쟁구도가 재연되면서 그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축소된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친박계의 대거생환으로 박풍(朴風)의 파괴력이 주목받으면서 그의 동작을 당선이 상대적으로 여론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난 점도 그에게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혈혈단신으로 지난해 12월 대선 직전 이명박 대통령만들기에 동참해 한나라당에 입당한 그는 무엇보다 정치적 기반이 취약한 상황이다.
향후 친이-친박 어느 편에 서더라도 내부의 결속력을 다져 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지가 의문이고 집중적인 견제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친박계에 합류할 경우 복당 문제가 마무리되면 김무성 의원 등의 집중적인 견제 속에 차기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의 대리인으로 전락, 얼굴마담 역할만을 맡게 될 가능성도 있다.
김무성 의원은 이번 총선을 통해 확실한 친박계 좌장으로 자리를 굳힌 상태여서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될 수밖에 없다.
친이계에 합류할 경우에도 그의 보폭은 넓지 않아 보인다.
이재오 의원의 빈 자리에 계파가 세분화 조짐을 보이는데다 정두언 의원 등, 이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새롭게 당내 간판 역할을 둘러싼 경쟁에 나서고 있어 화학적 결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준 최고위원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당권 도전을 통해 자기세력 확대에 성공하고 착근할 수 있을지 여부가 그의 정치생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가 당권 도전에 실패하고 친박 친이간 대결 구도가 지속될 경우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입지는 급격히 약화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그는 7월 전대 출마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총선 직후 “선출직 최고위원 5명에 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