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OCI 회장 등 245명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
이수영 OCI 회장 등 245명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
  • 윤다혜 기자
  • 승인 2013.05.22 1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타파 "재벌총수와 일가, 사회지도층 인사 등 상당수 포함"

대기업 임원 등이 포함된 한국인 24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물리적인 실체 없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기업)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일부 대기업이 역외탈세를 통해 조성한 자금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시민의 자발적 후원으로 제작되는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 전국언론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세 피난처 프로젝트' 1차 결과물을 발표했다.

뉴스타파가 이날 1차로 발표한 한국인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는 3곳이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이수영 OCI 회장(전 경총 회장)과 부인 김경자 OCI 미술관 관장은 지난 2008년 4월28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페이퍼컴퍼니 이름은 'RICHMOND FOREST MANAGEMENT LIMITED'다.

또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인 이영학씨는 지난 2007년 6월19일 버진아일랜드에 'Kapiolani Holdings Inc'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은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이 외에도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과 장남 조현강씨는 지난 2007년 3월15일 버진아일랜드에 'Quick Progress Investment Ltd'란 이름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조욱래 회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막내 동생이다.

뉴스타파는 현재 확인된 245명 중 버진아일랜드와 쿡 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며 한국 주소를 기재한 사람은 159명,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해외 주소를 기재한 사람은 86명이라고 밝혔다.

또 보통 한 명이 1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지만 많게는 5개 이상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사람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설립한 시기는 지난 1995년부터 2009년에 집중돼 있으며 2000년대 중반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뉴스타파 관계자는 "245명의 명단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재벌 총수와 일가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됐다"며 "매주 한 두차례 정도 순차적으로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진행하는 '조세 피난처 프로젝트'의 유일한 한국 파트너로 참여해 몇 주간 공동취재를 해왔다.

이 같은 한국인 명단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대행해 주는 '포트컬리스 트러스트 넷(PTN)'과 '커먼웰스 트러스트(CTL)' 내부 자료에 담긴 13만여명의 고객 명단과 12만2000여개의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정보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이에 앞서 ICIJ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금융계좌 등 자료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한국인 70여명이 이에 연루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뉴스타파도 지난달 "케이만 군도, 버진 아일랜드 등 조세 피난처 7개 지역에 우리나라 34개 대기업의 현지 법인 160여개가 설립돼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