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 작은 사랑운동’ 을 제안한다
‘500원 작은 사랑운동’ 을 제안한다
  • 신 부 용
  • 승인 2013.04.25 1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난이 장기화되면서 고생하는 이웃들이 많이 늘고 있다. 직장을 나와 어렵게 자영업을 시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다 실패해 거리의 노숙자로 전락한 경우마저 있다. 형편이 어려운 젊은이들은 학교를 그만두고 직업전선으로 나서보지만, 실업자가 넘치는 판국이라 최저 임금도 제대로 못 받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지금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5.1%로 OECD 회원국 중 최고이며 2위인 아일랜드의 30%와도 그 차가 매우 크다.
박근혜 정부가 복지를 3대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대책이 강구될 것이라는 기대도 해보지만 우리 국민도 스스로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힘들어 하는 그들 모두는 바로 우리들의 이웃이자 동료요, 친구이자 그들의 가족이 아닌가.
우리 국민은 유난히 동정심이 많아 외환위기 때의 금모으기나 서해 기름 유출 시에 보였던 것처럼 어려운 일을 당하면 일치단결해 극복하는 저력을 발휘해왔다. 지금이 바로 우리 국민의 그런 힘을 다시 보여줄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정부의 역할을 말하기 전에, 우리 국민 스스로 이들 어려운 사람들에게 따뜻한 이웃이 돼 그들에게 고통을 극복할 용기를 불어넣어 주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500원 작은 사랑 베풀기’ 운동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 운동은 서양의 ‘팁’ 문화를 우리 정서와 문화에 맞게 적절히 원용(援用)하자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시도가 우리에게는 익숙치 않을 뿐 아니라 받는 사람도 자칫 수치심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500원이라는 돈이 결코 적은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택시요금을 낼 때 그것을 쉽게 실감할 수 있다. 몇 백 원의 잔돈을 받지 않고 내리면 택시 운전기사들은 깍듯이 인사를 하며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시간당 벌이가 5000원 남짓한데 한 시간에 손님 한 사람이 500원을 남겨 준다 해도 당장 수입이 10% 이상 늘어나는 것이 아닌가.
지하철에서 감시의 눈을 피해 가며 힘들게 물건을 파는 사람에게도 500원이 결코 작은 돈이 아닐 것이다. 500원의 가치를 느끼게 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더 있을 것이다.
10대, 20대 알바생들이 주차장, 편의점, 영화관, 빵집과 커피숍 등에서 한 시간 내내 90도 각도로 절을 하며 외쳐봐야 시간당 최저임금 4,580원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이들에게 작은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할 때다. 주문한 음식을 배달해 주는 알바생에게도 작은 돈이나마 쥐어주자.
작은 사랑으로 알바생들의 형편이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의 고통이 그만큼 덜어질 것이 아니겠는가. 요즘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노인들도 많이 눈에 띈다. 이들 할아버지들도 생각지 않았던 돈이 2000~3000원 생긴다면 호떡을 한 봉지라도 더 사들고 귀가할 수 있을 것이다.
500원 작은 사랑 운동으로 허드렛일의 수입이 괜찮아진다면 노숙이나 구걸 대신 비록 수입이 적더라도 노동에 대한 참여 의욕도 자극할 수 있을 것이고 우리 사회의 어두운 구석이 그만큼 좁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서양식 팁문화가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일부 제한된 분야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자연스럽게 확산시키는 방법을 찾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팁을 줄 수 있는 자연스런 환경과 여건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업장의 계산대 위에 작은 통을 비치해 적은 액수의 거스름돈이나 팁을 넣도록 하고, 일과 후에 종업원들이 그걸 나누어 갖게 하는 방식도 좋을 것이다.
요즘 동사무소나 큰 식당 등의 영업소에서 볼 수 있는 불우이웃돕기 성금함 방식도 가능할 것이다. 서양에서도 팁 수입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곳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글은 선진사회 만들기 길라잡이’선사연’의 홈페이지(www.sunsayeon.or.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