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당내 쇄신논란 연일 격화
신당, 당내 쇄신논란 연일 격화
  • 신아일보
  • 승인 2007.12.2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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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대상 구체적 명시하는 등 수위 한층 높여
대통합민주신당 내 쇄신논란이 연일 격화되고 있다.
초선중심의 쇄신파 18인이 당이 꾸린 쇄신위를 계파간 나눠 먹기식이라고 비판하고 지도부 즉각 사퇴 등을 촉구한데 이어 27일에는 쇄신 대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거취 표명을 요구하는 등 수위를 한층 높이면서 정풍운동의 전면에 나설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호남 출신 정치인과 386 의원들, 중진그룹과 친노그룹 모두를 겨냥하고 여기에 정동영 후보를 비롯해 천정배 신기남 의원 등 과거 정풍운동의 주역들까지 2선 후퇴 요구를 하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18인 중 상당수가 수도권 출신인 이들 쇄신파가 당의 일대 쇄신 없이는 18대 총선에서 호남의 자민련으로 몰락할 가능성을 잇따라 경고하면서 당 지도부나 이를 지켜보는 쇄신의 각 대상자들도 이를 외면만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는 등 부담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또 전대 출마가 예상되는 김한길 그룹도 쇄신론에 가세하는 분위기여서 당의 유일한 해법인 새 지도부 선출을 둘러싸고 합의추대와 경선방식간의 논란도 격화되는 양상이다.
쇄신파 간사 역할을 맡은 문병호 의원은 27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지난번 성명서에는 당과 정부, 국회 중심에 있던 사람들로 쇄신 대상을 추상적으로 말했는데 이를 구체화시키기로 했다”며 “(쇄신 대상에는) 정부에서 총리나 장관을 지낸 사람과 당 의장과 원내대표를 역임했던 사람을 지칭한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쇄신위원회가 쇄신 대상”이라며 “현재 당 쇄신위에서는 당 쇄신을 논의할 자격이 없다고 분명하게 규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지도부의 즉각 사퇴와 정부에서 총리와 장관을 지낸 분들의 백의종군을 요구하는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쇄신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가능하다면 서명운동이나 당내 의견 수렴 절차, 공청회 등을 통해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쇄신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은 2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운동을 하지 않기로 상호 권고하기로 했다”며 “정파적, 계파적인 당권 (다툼)에 관여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 문병호 한광호 의원은 초선 쇄신파 의원들을 대표해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는 등 지도부 압박에 나섰다.
문 의원은 “걱정을 드려 죄송하다. 그러나 저희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해해 달라. 현재의 지지도로는 비호남권이 비상”이라며 “당이나 정부의 책임 있는 자리에 계셨던 분들이 당을 위해 밀알이 되셨으면 한다. 과감한 쇄신 없이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도 “ 노무현틀을 벗어나지 않으면 민주세력의 지지기반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며 “민노당이나 민주당도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비대위나 쇄신위를 발족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상희 최고위원은 “지도부가 책임지기 싫어서 이렇게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며 “질서 있게 책임을 지고 진로를 모색하려고 지도부도 누구 못지않게 괴로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교흥 쇄신위 간사는 “쇄신위가 주내에 당 체제에 관해서까지 결론을 내려고 하니, 그 결과를 보고 토론하는 게 어떠냐”며 “그 이전에는 의견을 쇄신위에 보내주시면 쇄신위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충일 대표는 “여러분이 고민도 많이 하시고 논의도 많이 하셨을 것”이라며 “여러분의 절박함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들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공식 모임을 갖고 현 지도부의 대선 참패에 대해 지도부의 대처 방식과 쇄신위가 구성에 있어 계파별 자리 나눠먹기로 배분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점 등을 지적하며 향후 쇄신파의 조직화 전망 등을 논의했다.
정성호 의원은 이 자리에서 “(당 원로들이) 말로는 기득권을 포기한다고 하지만 기득권을 포기한 적이 없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당 원로들의) 수구 기득권 카르텔이 훨씬 강고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2005년 재보궐 선거부터 지금까지 선거에서 질 때마다 인적 쇄신이 이뤄진 적이 없다”며 “그동안 선거에서 한명도 당선시키지 못한 당이 정당이냐, 웃기는 당이고 당이 아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박상돈 의원은 “이번 대선의 경우 국민들이 참여정부와 여당에 대한 종합적인 책임을 물은 결과”라며 “노무현 정권에서 잘못된 점을 바꾸려고 하는 모습을 총선 전에 보여야 하는데 이번 당 쇄신위 구성은 그런 기대에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한길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어려울 때 일수록 정도를 택해야 한다. 힘들어도 원칙과 정도만이 우리의 살 길”이라며 “당헌에 따라 정상적인 전당대회에서 경선을 통해 당원의 총의를 모아 새 지도부를 구성하고 당 쇄신에 대한 전권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