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새장 여는 LG생명과학
신약개발 새장 여는 LG생명과학
  • 신아일보
  • 승인 2007.11.1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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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명과학이 독자 개발한 간 질환 치료제를 미국제약회사 길리어드에 기술 수출하기로 했다.
초기 기술 수출 로열티를 2000만 달러를 포함해 모두 2억 달러를 받는다. 길리어드가 이 물질의 상업화에 성공하면 추가로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게 된다.
지난 3월엔 일본 제약회사 다케다와 비만치료제 공동연구에 합의하면서 기술료를 포함해 1억 달러를 받기로 했다.
동화약품도 얼마 전 미국 P&G파마수티컬스와 골다공증 치료제 기술 계약을 맺고 계약금과 기술료로 8~10년에 걸쳐 5억1100만 달러를 받기로 했다. 국내제약 업계 기술 수출 금액으로는 최고기록이다.
아직 걸음마 단계에 지나지 않지만 국내 제약업계의 신약개발 잠재력을 보여준 사례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려면 수백~수천억 원의 연구비가 들고 개발기간도 5~10년이나 걸린다.
따라서 웬만한 국내 제약업체들을 신약개발을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더구나 실패확률이 더 높은 상황에서 LG생명과학은 11년 간 끈기 있게 연구해서 세계적 신약을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LG가 받을 기술료는 우리나라가 외국에 지불하는 연간 로열티가 3000만 달러인 점에 비추어 대단한 성과다.
또 LG의 연이은 거액 신약기술 수출은 침체한 국내제약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것이다. 생명과학시대의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다.
특히 한미자유무역협정(FTA)타결 이후 개방 파도를 넘을 길을 찾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미국 최대 제약회사 화이자의 작년 연구개발비는 76억 달러(7조원)다.
국내 37개 상장 제약회사의 작년 연구개발비를 모두 합쳐봐야 3128억 원으로 화이자 한 회사의 20분의 1도 안 된다.
구멍가계 수준인 국내 제약 회사들이 독자적으로 세계적 신약을 개발하기는 어렵다. 국내의 연구지원 및 기반이 너무 열악하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수십 년 간 수십 조원의 연구비를 쏟아 부어 세계시장을 휩쓸고 있다. 시장 개방시대에 그들과 경쟁하려면 최소한의 정책적, 재정적 지원은 필수다.
지금처럼 신약 기술료에 대한 세금이 30%에 이르고 오리지널(신약)과 제네릭(일명 카피약)의 가격차가 적으면 신약 개발에 대한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신기술만이 시장 개방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