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정치 통합시대 대비해야
유럽정치 통합시대 대비해야
  • 신아일보
  • 승인 2007.10.2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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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27개 회원국이 정치 통합의 길을 여는 새 조약 안을 합의했다. 이로써 EU는 지난해 국내 총 생산(GDP)이 14조 3000억 달러로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단일 시장에서 또 다른 숙원인 정치공동체로 성큼 다가가게 됐다.
새 조약은 2005년 프랑스 네덜란드의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EU헌법을 대체하는 것으로 임기 2년 6개월에 1회 연임이 가능한 EU대통령과 임기 5년의 외교정책 고위대표(외무장관 격)를 두게 된다. 이들은 국제사회에서 EU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정책의 일관성을 높여줄 것이다.
EU는 창설 반세기만에 본격적인 정치통합 단계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적으로 거인이지만 정치적으로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군사적으로는 벌레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유럽은 이제 정치 외교적으로도 목소리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국제안보 질서를 만들어 가는데 그동안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기후변화 에너지 무역투자를 비롯한 글로벌 이슈에서도 리더십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 된다.
한국은 유럽의 통합이 진전되는 것은 예의주시 하면서 우리에게 유리한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EU는 인구가 5억 명에 이르고 세계총생산액(GDP)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시장이다. 단일통화(유로)도입이후 더욱 깊숙한 경제통합이 이뤄지고 있다.
과거 소련의 위성국이었던 동유럽 국가들은 이제 유로경제권에 통합돼 ‘늙은 유럽’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EU의 정치 통합은 경제통합을 더욱 가속화해 유럽의 역동성을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최근 달러가치 하락의 충격을 상당부분 흡수함으로써 세계경제에서 일종의 안전판 구실을 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
한국은 EU와의 교역과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유럽시장을 중국과 미국시장의 부침에 따른 불안정성을 줄일 수 있는 안전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협상이 진행중인 한 EU자유무역협정(FTA)은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추진해야 한다. 기업들은 동유럽을 비롯한 범유로경제권에 전략적인 투자를 확대할 필요도 있다.
다만 경제통합에 이어 정치통합까지 이룬 유럽이 역외국가들에 배타적인 요새가 될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
세계최대의 부자클럽이 된 유럽이 경우에 따라서는 이민이나 교역투자 문제에서 폐쇄적인 정책을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로서는 다자간 무역협상을 비롯한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유럽이 자유롭게 개방된 시장으로 남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