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첫날부터 ‘후보검증’싸움질인가
국감 첫날부터 ‘후보검증’싸움질인가
  • 신아일보
  • 승인 2007.10.1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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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대통합민주신당이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를 겨냥한 증인 채택안을 강행처리 하면서 무산될 듯하던 국감이 예정대로 열린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국감이 첫날부터 파행과 저열한 정치공방으로 얼룩진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신당의원들이 작심하는 듯 한나라당의 이 후보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진 것은 의도성이 엿보인다.
국회 정무위원회와 행자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대선 후보 관련 의혹에 대한 증인채택 문제를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신당의원들간에 설전이 벌어지는 바람에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는 남북 정상회담결과와 서해 북방 한계선(NLL) 문제를 놓고 두 당 의원들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정부관계자들은 감사가 뒷전으로 밀려난 데다 의원들끼리 티격태격하는 좋은 구경 거리가 생겼으니 내심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는 듯 하다.
도대체 무슨 짓인지 한숨만 나온다.
말로는 정부정책을 철저히 파헤치는 민생국감 현장국감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하더니 행동은 전혀 다르다.
행자위에서 상암 DMC건설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관계자 등을 증언대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고 도곡동 땅 차명보유와 BBK주가 조작 연루의혹과 관련한 증언책 문제를 논의하는 의사일정변경 동의안을 처리하자고 몰아세웠다.
한나라당 의원도 가만있을 리 없었다. 신당 정동영 후보 처남의 주가 조작 사건 연루의혹을 문서로 검증하자고 신청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그러면서 국감은 대선 전초전으로 변질 됐다.
시작부터 이렇게 시간만 허비하다니 꼴이 아니다. 대선을 두 달 정도 앞두고 열리는 것이어서 어느 정도의 정치공방은 예상됐다.
문제는 이 와중에 행정부감사라는 국감 본래의 역할이 실종돼 버린다는데 있다.
그러나 이는 정치불신을 가중시킬 뿐이다. 다른 분야들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데 유독 정치권만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는 이제라도 정책비판과 대안 제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남북 정상 회담 합의 내용에 문제가 없는지도 따져야 하고 정부의 경제실정이나 권력남용도 철저히 추궁해야 한다. 정부의 취재제한 조치에 대해서도 준열한 심판이 있어야 한다.
이를 망각한 채 정치공방으로 소일한다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