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92%"비상경영 돌입했거나 검토 중"
대기업 92%"비상경영 돌입했거나 검토 중"
  • 박재연기자
  • 승인 2012.08.2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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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주요그룹 위기체감도 및 대응현황 조사'
주요 그룹들이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주요 그룹 경영·기획담당 부서를 대상으로 실시한 '주요그룹 위기체감도 및 대응현황 조사' 결과 응답한 25개 그룹 모두 현재의 위기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64%)하거나 비슷(36%)하다고 답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른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24개 그룹(96%)이 올해 우리 경제 의 3% 성장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으며 23개 그룹(92%)이 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운영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현재의 위기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해 심각한지를 묻는 문항에는 '심각하다(44%)'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비슷하다(36%)', '매우 심각하다(20%)'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심각하지 않다(0%)'와 '전혀 심각하지 않다(0%)'라고 대답한 그룹은 한 곳도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대내외 주요 기관들이 종래의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을 깨고 잇달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가운데 산업 현장에서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체감도는 더욱 심각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업들이 겪고 있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내수판매부진(46%)'과 '수출애로(29%)'가 1, 2위로 나타나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이라는 현 위기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 외에 '수요 부진으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13%)', '자금부족(4%)', '생산비용 증가(4%)', '유가 및 원자재 가격 변동(4%)' 등이 제시됐다.

이에 따라 주요 그룹들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비상경영체제를 '대외적으로 선포(12%)'했거나 '내부적으로 실시 중(52%)'이며 '내부 검토 중'이라는 응답도 28%로 집계됐다.

반면, '운영계획 없음(8%)'은 2곳에 불과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현재 실시하고 있는 대책(총 123건, 중복 응답)으로는 '원가 절감(22건)', '단계별 대응책 수립(19건)' 등의 단기적인 처방과 더불어 '제품경쟁력 강화(19건)', '미래유망사업 발굴(14건)'과 같은 장기적·근본적인 생존전략이 꼽혔다.

이 같은 결과는 위기를 빠른 시일 내에 극복하려는 의지와 함께 이를 기회로 삼아 성장을 지속시키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투자 및 채용 계획의 경우엔 주요 그룹들은 전세계적인 수요 침체에도 기존 계획에 '변화가 없다(52%)'는 응답을 가장 많이 보였다.

그러나 전체의 36%는 '투자·채용 축소(16%)', '검토 중(20%)' 등 기존 계획 축소 움직임을 보였다.

협력사와의 거래 규모와 관련해선 '불변(56%)'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으나 '소폭 감소(36%)' 및 '대폭 감소(8%)' 의견도 44%를 기록했다.

한편, 투자와 채용, 그리고 협력사와의 거래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늘린다는 그룹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현재의 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란 물음에는 절반이 넘는 52%가 '내년 하반기'라 답하였으며 '내년 상반기(16%)', '2015년 이후(16%)', '2014년(12%)'이 뒤를 이었다.

'올해 하반기(4%)'라고 응답한 그룹은 한 곳에 불과했다.

즉, 주요 그룹의 80%가 현재의 위기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해소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이처럼 위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선 3% 달성이 '불투명하다(92%)'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경기부양을 위한 가장 바람직한 경제정책으로는 '규제완화 및 신규규제도입 지양(60%)'이 첫번째로 꼽혔다.

이는 기업들이 '금리 추가인하(16%)', '각종 세제혜택(16%)', '추경예산 편성(4%)'과 같은 전통적인 수요진작 정책보다 규제완화를 더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