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제 좀 먹는 기술유출 못막나
국가경제 좀 먹는 기술유출 못막나
  • 신아일보
  • 승인 2007.10.1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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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POSCO)의 핵심 철강 제조기술이 중국의 경쟁업체에 유출됐다.
추산되는 피해액은 앞으로 5년간 2조8000억원에 이르다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현대·기아차 전 현직 직원 9명이 자동차 제조 핵심 기술을 중국에 팔아 넘기다가 적발된 것이 불과 몇 달 전의 일이다.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발된 휴대인터넷 원천기술을 미국으로 빼돌리려던 전 현직 연구원들을 범행 직전 검거한 일도 있었다. 조선소 건조기술을 통째로 중국에 넘기려던 대형 조선업체 전직 기술팀장이 적발되기도 했다.
급기야 이번에는 철강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국내업체가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면 어김없이 산업 스파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가 이 기술개발에 지난 10여년간에 걸쳐 150명의 연구인력과 450억여원을 투입해 펼쳤던 각고의 노력이 그만큼 의미를 잃게된 것이다.
이번 사건은 국내기업들의 산업기밀보안 시스템에 또다시 경종을 울렸다. 포스코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그런데도 핵심기술이 지난해에 대량 유출된 것을 까맣게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술유출자들은 관련 파일 1048개를 USB디스켓에 간단히 복사해 퇴사했다는 점에서 보안의 허술함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 정보량이면 관련 철강재 제조공장 전체를 외국에서 그대로 옮겨놓은 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유출 피해가 확산되는 것은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술 안보에 대한 의식을 높여야 한다. 기술유출은 그 피해가 개별 기업에만 그치지 않고 국가경제에 까지 손실을 입힌다.
따라서 핵심기술은 해외로 유출시키는 것은 나라를 팔아먹은 것이나 다름없는 중대범죄에 해당한다. 기술유출범은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히 다스려야 함은 물론이고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를 통해 기술 안보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야 한다.
사실 금전적인 손실보다 노하우 유출이 문제다. 가뜩이나 중국의 추격이 숨가쁜데 이런 식으로 쉽게 빠져나가면 국내기업들의 기술우위는 머지않아 사라지게 될 것이다. 기술의 허술한 시스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기술유출이 대부분 전 현직원에 의해 저질러진다 점에서 성과 보상 등 기술인력에 대한 관리도 재 정비할 필요가 있다. 기술인력들도 산업기술불법 유출이 매국행위와 다름없는 중대한 범죄임을 인식하고 직업 윤리를 새롭게 다져야 할 것이다.
특히 외교 통상적 마찰을 일으킬 수도 있다. 국내 산업 전반의 기밀 보안 시스템의 점검 및 보안도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