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컴 캥거루 축구화 놓고
베컴 캥거루 축구화 놓고
  • 신아일보
  • 승인 2007.07.2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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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캘리포니아 ‘들썩 들썩’
미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은 베컴이 신어 유명세를 탄 캥거루 가죽으로 만든 축구화와 여타 캥거루 가죽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결정을 지난 24일(한국시간) 내렸다. 그러나 미국 전역에서 유일한 캘리포니아주의 캥거루 가죽 제품 판내 금지는 오래 가지 못할 것 같다.
거대 스포츠용품 제조판매사인 아디다스와 몇몇 회사들이 앞장서 로비한 캥거루 제품 사용 입법안이 올해 주 상원을 통과했다. 이 법안은 하원을 통과해, 이르면 오는 9월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 책상에 놓여 서명될 전망이다.
아디다스측을 상대로 법정 소송을 낸 동물보호주의자들은 주 대법원의 캥거루 제품 판매 금지 결정에 크게 고무돼 있다. 주 대법원의 결정은 ‘캘리포니아의 캥거루 사용 금지’가 호주의 야생동물 관리 계획을 지지하고 있는 미 연방의 방침을 침해하고 있다는 결정을 내린 하급 법원들의 판시를 뒤집는 것이기 때문이다.
동물보호주의자들은 사냥꾼들이 자칫 멸종 위기의 동물들을 죽일 수 있다는 이유로 캥거루 제품 사용을 반대해 왔다.또한 캥거루들이 야간 파티에 잔혹하게 총에 맞아 죽거나 아니면, 새끼 때 몽둥이에 맞아 죽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주장해왔다. “우리는 캥거루가 너무 참혹하게 죽는 것을 볼 수 없어 법정 소송을 제기했다.”
‘동물을 위한 비바 국제 목소리’(VIVFA) 단체의 로렌 오르니랄스는 “아디다스가 캘리포니아 법 앞에서 코를 만지며 무시하는 태도가 괘씸해 소송을 냈다”고 덧붙였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은 주(州)의 ‘어류 및 사냥 위원성(省)’을 대신해 ‘비바’의 편에 섰다. 브라운 총장은 주 대법원의 결정이 캘리포니아주의 힘을 강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주는 주(州)의 ‘멸종위험종(種)’ 조례에 의해 결정을 내릴 권리를 가지고 있다. 심지어 호주처럼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의 동물들도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운 총장은 “동물 가죽 제품을 판매하는 시장을 만든다는 것은 곧 사람들로 하여금 동물을 죽이도록 부추기는 것이나 만찬가지다”고 덧붙였다.
지난 71년 캘리포니아주는 캥거루와 멸종 위기에 있는 해달과 비큐나로 만든 제품의 판매를 금지했다. 74년 미 연방 어류및야생동물청은 멸종 위기에 놓인 3종류의 캥거루를 리스트해 이들로부터 만든 제품의 수입을 금지시켰다.
95년 들어 호주 정부가 캥거루 숫자가 증가했다고 발표한 뒤, 연방 어류및야생동물청은 캥거루를 멸종 동물 리스트에서 제외하고 캥거루 제품의 수입을 허가했다.
아디다스편을 들어 법정 소송을 제기한 호주 정부는 지난 2005년에 2500만 마리의 캥거루가 폴짝폴짝 뛰어다닌다며 캥거루를 잡는 것이 야생동물 관리에 유익하다고 밝혔다.
“캥거루는 캘리포니아에서 끊임없이 법적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몇몇 극단적인 동물보호주의자들의 무시무시한 협박 전략에 겁먹을 필요가 없다. 그들은 멸종 위기에 놓이지 않은 모든 동물로부터도 제품를 만들지 못하도록 하는 장기 전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워렌 트러스 호주 무역장관은 캘리포니아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캥거루 가죽 최대 수요자인 아디다스는 유명한 프레데터 축구화를 만들 때 이를 사용한다. 축구 선수들은 프레데터가 다른 경쟁 제품보다 가볍고 바람이 잘 통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