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네타냐후 이란 논의 임박…이스라엘 결단 '초읽기'
바이든·네타냐후 이란 논의 임박…이스라엘 결단 '초읽기'
  • 장덕진 기자
  • 승인 2024.10.0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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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네타냐후와 대이란 보복 계획 논의…중동 긴장 완화 기조 유지할 듯
헤즈볼라, '가자 공격중단' 조건 배제한 휴전 언급…로이터 "이스라엘 공세 감당 어려워"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아랍국가들이 중동 지역 전체 전선의 휴전을 위해 이란과 물밑 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로 이스라엘의 대이란 보복 계획을 논의할 전망이다.

양국 정상은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던 지난 8월 이후 2개월여 만에 전화 회담에 나서는 만큼, 최근 이란의 대규모 공습에 대한 보복을 공언한 이스라엘의 결단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악시오스는 복수의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오전에 중요한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8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당국자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밤 내각과 군, 정보기관 수장 등을 불러 공격 규모와 시기 등에 대해 논의했으며,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방미에 앞서 내각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재보복이 승인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언론도 이와 관련해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 대화하기 전까지는 방미를 승인하지 않겠다고 갈란트 장군에게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예정됐던 갈란트 장군의 방미 일정이 막판에 연기되면서 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의 이란에 대한 보복 방식과 분쟁 상황 등에 대한 논의도 양국 정상의 전화 통화 이후에 이뤄질 전망이다. 

이스라엘이 소위 '레드라인'으로 불리는 이란 핵·석유 시설 타격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제5차 중동 전쟁 발발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아랍국가들은 이스라엘의 '폭주'를 막고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해 글로벌 석유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거나, 중동을 보복의 악순환에 몰아넣는 행위에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자국의 이번 보복이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며 이란 군사시설에 대한 공습과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때와 같은 은밀한 작전이 결합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그동안 이스라엘에 제시해온 선결 조건인 '가자 공격중단' 조건을 배제한 채 휴전 협상 가능성을 거론해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헤즈볼라 2인자인 나임 카셈이 전날 영상 연설을 통해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이 휴전이라는 명목으로 이끄는 정치 활동을 지지한다"며 "휴전이 성사되고 외교의 장이 열리면 다른 세부 사항이 논의될 수 있을 것"고 말한 것이 휴전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도 "카셈의 발언이 가자지구 휴전 없이는 군사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던 기존의 입장이 변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휴전 협상에 여지를 둔 것"이라 보도했다.

또 "카셈의 이날 발언 전에도 헤즈볼라의 입장 변화 가능성이 포착됐었다"며 "이스라엘의 공세가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일 수 있다"고 전했다. 

카셈의 이날 발언으로 국제유가가 4% 넘게 하락하면서 휴전 가능성에 대한 근거를 뒷받침하기도 했다.

다만 헤즈볼라가 입장을 전환한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데다 이스라엘도 외교적 해법에는 관심이 없어 당장 휴전 협상이 진전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면서 시작된 가자전쟁이 1년을 맞은 가운데 이스라엘은 최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로 전선을 확대해 지상전까지 벌이고 있다. 

이에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이란의 대리세력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이란혁명수비대(IRGC)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로푸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스라엘을 여러 전선에서 공격하고 있다.

zh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