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2인자' 나임 카셈 "레바논 의회 의장이 휴전이라는 명목으로 이끄는 정치 활동 지지"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제5차 중동 전쟁 발발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가운데 미국과 중동 국가들이 이란 핵·석유 시설 타격 가능성을 시사한 이스라엘의 '폭주'를 막고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8일(현지시간) "미국과 아랍 국가들이 중동 지역 모든 전선의 휴전을 위해 이란과 비밀 협상에 들어갔다"고 자국 채널12 방송을 인용해 보도했다.
채널12는 이날 보도를 통해 "이스라엘이 현재 이 회담에 관여하지 않고 있지만 고위 당국자들이 이에 대한 통보를 받았다"면서 "미국·아랍국과 이란의 물밑 협상이 가자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한 고위 당국자는 같은 날 "우리는 현재 힘을 가진 자리에 있다.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너머로 (헤즈볼라를) 철수시키고 국경 근처 지역의 모든 헤즈볼라 군사기지를 해체하는 것을 포함하는 휴전이 우리 측 조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최근 자국에 대한 이란의 대규모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이란 핵·석유 시설 공습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유엔은 중동 지역 내 긴장 완화를 위해 이스라엘에 휴전을 종용하고 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히려 군사작전의 규모를 키우고 강도를 높여 역내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 등 서방이 최근 제시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3주 휴전안도 여전히 표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헤즈볼라 2인자인 나임 카셈은 이날 연설에서 "베리(레바논 의회 의장)가 휴전이라는 명목으로 이끄는 정치 활동을 지지한다"고 말해 휴전 협상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가자지구 휴전 없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는 헤즈볼라의 기존 입장이 변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휴전 협상에 여지를 둔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면서 시작된 가자전쟁이 1년을 맞은 가운데 이스라엘은 최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로 전선을 확대해 지상전까지 벌이고 있다. 또 '저항의 축' 중 하나인 예멘 후티 반군도 공습했다.
앞서 이란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이란혁명수비대(IRGC)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로푸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스라엘에 약 200발의 탄도미사일 발사했다.
[신아일보] 장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