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르게 올라가던 서울 집값 상승세가 9월 들어 주춤하면서 추석 이후 서울 집값 향배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월까지 무섭게 올라가던 서울 집값은 여전히 오르고는 있지만 상승 폭 확대에는 제동이 걸린 모양이다.
정부는 8.8 공급 대책과 강한 대출 규제 영향이라 자평하지만 다수 국민이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공급대책보다는 대출 규제 영향이 더 효과적이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5월부터 8월까지 가파른 상승으로 전 고점까지 도달한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에서 수요 부양을 위해 규제를 풀기만 하던 현 정부가 수요 억제로 돌아선 첫 규제라는 점이 더해져 브레이크 역할은 충분히 했다.
다시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더 올라갈 것이라는 상승을 예상하는 의견과 상승이 꺾이면서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공은 다시 시장으로 돌아왔다.
추석 이후 서울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7월과 8월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거래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 합의에 의해 결정되는데 서로 바라보는 방향이 달라 간극이 커지면서 거래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면 집을 사려는 매수자들은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과 대출 규제 영향으로 올라간 호가를 당장 급하게 따라갈 생각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서울 아파트 가격이 하락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작다. 집값이 떨어지려면 집주인들이 집값이 더 떨어질 것 같은 불안한 마음에 호가를 내려야 하는데 지금 상황은 그렇지 않다.
집을 팔려는 매도자들은 공급 부족, 전세가격 상승,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집값 상승을 예상하고 있어 매물을 회수하거나 호가를 올리고 있다.
가계부채와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 당분간 대출 규제 기조는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매도자와 매수자 간 팽팽한 균형을 깨뜨리는 변수는 아마 기준금리 인하가 될 것 같다.
거의 기정사실로 되는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가 0.25%p 베이비 스텝(소폭 조정)으로 간다면 예상했던 수준이기 때문에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 같다. 반면 0.5%p 빅 스텝(대폭 조정)으로 내려간다면 기대심리를 자극하기 충분한 수준이라 생각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바로 서울 집값이다. 집값이 올라가는데 금리까지 내리면 불 난 집에 기름을 부어버리는 결과가 될 수도 있어 미국이 내리더라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하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다행이라면 9월 강한 대출 규제로 상승세 확산은 일단 막은 상태고 거래량 감소가 눈에 띄게 나타난다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는데 적어도 부동산이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 같다.
만약 한국은행이 연내 0.5%p 이상 인하하게 되면 기대감이 커지면서 다시 집값 상승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0.25%p 인하 후 다시 동결로 가면서 시중은행 대출 규제를 강화한다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집값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추석 이후 미국과 한국은행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