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와 부딪쳐 사라지는 금융권 '메타버스'
'신뢰'와 부딪쳐 사라지는 금융권 '메타버스'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5.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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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대 위한 콘텐츠 마련 등 연결고리 이어놔야"
신한은행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 전경.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 전경. (사진=신한은행)

인공지능(AI)과 함께 금융권 디지털 신사업을 이끌 쌍두마차로 떠올랐던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남들이 하니까 일단 만들자' 식으로 생기던 메타버스 플랫폼은 점차 사라지고, 메타버스를 활용한 마케팅은 명분만 이어가고 있다.

제도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뢰를 기반한 금융과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 데다, 코로나19 당시 반짝 수요에 그치며 사업성도 낮다는 판단에서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중은행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이벤트는 우리은행 하나다.  

지난 10일 우리은행은 '우리 타워 디펜스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가상의 적으로부터 여러 개의 섬을 지키는 로블록스 메타버스 기반 게임으로 △OX 퀴즈 △퀘스트 등 임무를 수행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금융경제 지식과 재화를 습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금융권은 2022년부터 경쟁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2022년 11월 금융권 첫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Shinamon)'을 구축하며 은행권 메타버스 경쟁 구도를 조성했다.

가상은행원 등 금융은 물론 유통과 정보통신(IT), 헬스케어,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비금융 생태계 확장을 꾀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시나몬 시즌2, 지난해 8월 시나몬 시즌3 종료 후 잠정 중단 상태다. 시나몬 시즌2 오픈 당시 가입자는 10만명에 달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7월 메타버스 전문 기업 컴투버스,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솜씨당과 함께 메타버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메타버스 클래스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3사는 가상공간에서 실현할 수 있는 각종 취미활동, 교육 관련 콘텐츠 '메타버스 클래스' 공동 개발, 메타버스에 필요한 금융 인프라 구축 하기로 했었다. 

우리은행 또한 메타버스 전문업체 그리드와 협업해 메타버스 플랫폼 '모임(MOIM)'에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와 우리은행 직원을 위한 '디지털 연수원'을 구축한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2022년 2월 로블록스에 가상 영업점을, NH농협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에서 NH패널 발대식 등을 진행했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비대면 서비스가 절정에 달했던 코로나19 시기에 특화됐던 서비스"라며 "대면 영업 및 교육이 가능한 현재 굳이 가상의 공간을 활용하기에는 괴리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은행법상 가상의 공간에서 금전적인 거래는 불가능하고, 단순 조회 업무도 개인정보보호로 제약이 따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래 세대와의 소통창구역할 등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은 필요하단 조언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의 생명은 신뢰"라며 "가상 공간에서 금전적인 거래에 대한 신뢰 부족이 금융권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의 한계"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4차 산업혁명 핵심적인 사안 또한 메타버스"라며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기까지 1020세대를 위한 콘텐츠 제작 등 만남과 모임의 유효성은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qhfka7187@shinailbo.co.kr